단군사관과 민족철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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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민족이 그 주체성을 유지하고 국제사회에서 번영하기 위해서는 민족이상이 필요하다. 그 이상이 없이는 민족정열을 투사해야할 대상이 없으므로 우리가 왜 이땅에 생존하는가에 대한 의의를 상실함으로써 민족적 무기력에 빠진다. 그러기에 강대한 민족엔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주체적 민족철학에 기초한 보편주의적 이상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헤겔」은 독일적 기독교에 입각한 역사철학을 제시함으로써 독일통일에 기여했다.
러시아의「다니레프스키」는『가톨릭도 기독교도 모두 사탄이다 .러시아정교에 의한 인류의 교화가 러시아의 민족사명이다.』며 그 목적달성을 위해 현동구공산체제와 비슷한 규모의 범슬라브연맹의 창설을 주장했다. 그러한 사상은 「마르크스의 공산주의와 결합함으로써 보편주의의 미명아래 세계지배의 야욕을 실현하려하고 있다.
일본은 신국사관적 철학에 입각하여 천황제를 중심으로 선민의식을 고취,단결을 도모하고 있다.
개천절행사를 돌이켜 보면서 우리의 현실과 단군사관의 철학적 의의를 생각해 본다. 우리민족은 남북한이 서로 다른 두개의 정치체제를 보유하고 있다.
또 역사철학적 측면에서도 다양한 철학이 민족의 화합을 방해하고 있다. 즉 공산주의 유물사관, 가톨릭및 기독교적 신학사관, 「될대로 되라」사관 등등. 이와같은 다양한 역사철학의 침투에 의해 우리는 정신적 분열속에 있다.
남북의 분단, 이념과 이념과의 대립속에서 단군사관의 이념은 안으로는 분열된 민족정신의 통합기능을 발휘할수 있고, 밖으로는 홍익이념의 초민족적 보편주의를 펼침으로써 인류에 대한 민족사명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개천절은 그 어느날 보다 커다란 의미를 갖고 있으며 남배을 초월한 경축일이 되어야할것이다.
앞으로 단군사관의 사상적 의미는 민족적으로 새로이 인식되어야 한다. 그러한 인식 바탕위에서 일부에서 볼수 있는 무비판적인 외래사상 추종태도를 벗어나 우리에게 맞는 민족철학, 정치이념, 민주주의 제도를 확립함으로써 남북통일과 질서있는 민족번영을 이룰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홍범·미메카리대학 사학·국제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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