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회장 선거, 블래터-알 후세인 양자대결로 압축

중앙일보

입력

'세계 축구 대통령'을 뽑는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선거가 제프 블래터 현 회장과 알리 빈 알 후세인 FIFA 부회장 겸 요르단 왕자의 맞대결로 좁혀졌다.

AP통신을 비롯한 유럽 언론들은 22일 일제히 "FIFA 회장 선거에 출마했던 미카엘 판 프라흐 네덜란드 축구협회장과 축구스타 루이스 피구가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두 후보자가 선거에서 물러난 건 '야권 단일화를 이뤄 블래터에 맞서자'는 알 후세인 부회장의 주장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알 후세인 부회장은 앞서 나머지 두 후보들과 만나 "무소불위의 권력을 남용해 자금력과 인맥을 한꺼번에 거머쥔 블래터 회장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는 야권 후보들의 단일화가 필수적"이라 역설한 바 있다.

피구는 후보 사퇴의 변으로 "FIFA 회장 선거가 한 사람에게 절대 권력을 몰아주기 위해 짜여진 것 같다"고 비판했다. 판 프라흐 회장도 "선거 과정에서 FIFA에 개혁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절감했다"고 날을 세웠다.

블래터 현 회장의 당선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알리 왕자는 월드컵 본선 출전국의 수를 36개국으로 늘리는 방안을 제시해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섰다. 알리 왕자는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월드컵 본선 출전권이 적어 불만이 높은 아프리카, 아시아, 북중미 등에 본선 출전권을 추가 지급하는 방안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FIFA 회장 선거는 오는 30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리며, FIFA 가맹 209개국의 투표를 통해 회장을 선출한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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