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론스타 5조 소송] 3년 소송비 이미 239억 … 총 500억 이를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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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억5700만원(2013년), 79억5000만원(2014년), 112억3400만원(2015년)….

 론스타가 2012년 11월 투자자-국가 소송(ISD)을 제기한 후 이듬해부터 우리 정부가 사용했거나 사용 예정인 소송대응 예산이다. 배상금 47억 달러(약 5조1000억원)가 걸린 초대형 국제 소송이다보니 3년간 론스타 소송에 총 239억4100만원을 쏟아붓는 것이다. 재판이 시작된 올해는 100억원대를 웃돈다.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5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3일 법무부에 따르면 소송 예산 세부내역은 ▶국·내외 로펌 법률자문비용 ▶중재인 선임비 등 중재비용 ▶중재재판 전문가 참여 비용 ▶중재절차 참가 여비 등이다. 정부는 미국의 투자분쟁분야 전문 로펌 ‘아널드 앤드 포터(Arnold & Porter)’와 2002년 국내 최초로 국제중재팀을 꾸린 법무법인 태평양을 정부 대리 로펌으로 정했다. 이들 두 곳에 지불하는 법률자문비용이 론스타 소송 예산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올해의 경우 총 예산 112억3400만원 중 92억4100만원이 법률자문비용으로 책정됐다. 아널드 앤드 포터가 68억400만원, 태평양 24억3700만원이다. 법무부가 정의당 서기호 국회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아널드 앤드 포터에 시간당 수당으로 변호사 1인당 660달러(약 72만원)를 주기로 했다. 하루 보수(8시간)로만 약 576만원을 가져가는 셈이다. 태평양 변호사에게는 시간당 수당으로 1인당 47만원을 주기로 했다. 하루 보수로 치면 376만원이다. 정부는 이들 로펌에서 각각 7명씩 총 14명의 변호사를 선임했다.

 중재재판 진행을 위해선 행정비용도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분기별 25만 달러를 한국 정부와 론스타가 절반씩 분담하기로 해 지난해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ISD)에 12만5000달러를 선금으로 냈다. 올해 50만 달러가 추가로 더 들어갈 전망이다. 여기에 ICISD 규정상 중재인 보수도 하루(8시간)에 3000달러(약 330만원)를 줘야 한다.

 재판 진행 중에도 돈이 추가로 든다. 이른바 전문가 참여비용으로 국내외 전문가들을 고용해 론스타 측 주장을 반박하는 보고서를 작성하고 재판 심리 때 우리 측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언을 하도록 한다. 지난해 1억4900만원을 예산으로 잡았다가 올해는 11억4300만원으로 대폭 늘렸다.

백민정 기자 baek.minjoe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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