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세의마라톤 왕자 ″끈기가 중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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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LA올림픽 최후의, 그리고 최고의 영예는 포르투갈에, 또 「카를로스·로페스」에게 돌아갔다.
전통적으로 마라톤은 올림픽의 꽃이었지만 이번 LA올림픽에선 처음으로 레이스가 폐회식직전 메인스타디움에 골인하고 또 폐회식행사와 더불어 전례 없던 호화극치의 시상식을 가짐으로써 그 월계관은 어느때보다도 찬란했다.
일부에서는 주최국 미국이 세계기록보유자인「앨버트·살라자르」의 우승을 예상하고 이와 같이 프로그램을 짰다가 무안만 당했다고 실소를 금치 못하기도.
전혀 예상 못했던「로페스」의 우승은 그가 37세의 노령(?) 이라는 점에서 더욱. 경이적이다.「로페스」는 또 마라톤 풀 코스를 국제대회에서 완주한 것이 겨우 두 번째다. 원래 l만m종목이 전문이었고 작년에 첫 완주를 하면서 2시간8분39초를 기록, 세계 상위에 랭크되었다.
은행원인「로페스」는 그에 앞서 82년에 뉴욕과 로테르담 대회에 출전, 도중 기권했으며 이것이 그의 마라톤 경력 전부다. 「로페스」는 승리 후『나이에 신경 쓰지 않는다. 마라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끈기다.』라고 정신력의 가치를 강조했다.
「로페스」뿐만 아니라 은메달의「존·트레이시」(아일랜드), 동메달의「찰리·스페딩」(영국) 도 완전한 무명이어서 더욱 화제다.
「트레이시」는 첫 국제무대이며 「스페딩」은 마라톤을 세 번 째 뛰어본 신인이다.【로스앤젤레스=본사올림픽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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