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피한 혁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중미 5개국, 즉 코스타리카·니카라과·온두라스·엘살바도르·파테말라는 북미인들의 의식속에 죄책감이 남아 있다면 어둡게 돌릴 수밖에 없는 이름들이다.
이들 중미국가들의 얘기는 좋은것들 이외에는 지금까지 덮어두고 지내왔다. 그 결과 무지로 인한 의사소통의 장벽이 불가피해졌다. 『불가피한 혁명』은 이런 장벽을 깨기 위한 작업의 하나로 볼수있다.
외교사학자 「라피버」박사는 미국의 외교를 경제적 측면에서 접근, 분석해온 역사학과의 대표적 학자다.
그는 이책에서 중미에 대한 미국의 「신종속」의 덫, 즉 경제력이나 군사력을 동원해 중미의 경제를 세계경제속에 옭아넣는 팽창자본주의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신종속현상이 미국의부당성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즉 미국이 해온 행위들은 모든 것이 잘못돼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라피버」 박사는 60년대초 「케네디」행정부의 중미에 대한 「현실적 대응」자세에는 긍정적 견해를 펴고 있다.
그러나 이책에 실린 그의종속이론은 미국의 영향력 분석에 치우친 나머지 해당 국가의 특수성들은 거의 다루지 못하고 있다.
중미국가들은 단순한 수동적 피해자들이 아니다. 이들국가는 모두 독자적인 역사, 존업성, 관심, 실행능력등을 갖고 있다. 이같은 요소와 차이점을 분석의 틀에 별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라피버」의 신종속론은 기존 종속이론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책이 중미와 미국과의 관계를 이해하는데 큰도움을 줄 역작임에 틀림없다.

<노튼사발행·3백28페이지저자 「월터·라피버」>【워싱턴=장두성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