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교통지옥」을 잡아라|「반테러작전」 못지않게 중요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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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올림픽을 살리기 위해 교통체증을 잡아라』
로스앤젤레스올림픽 조직위원회 (LAOOC) 가 이번 LA올림픽의 성공여부를 재정흑자,테러방지, 그리고 교통체증 해소에 두고 있으나 교통문제를 반테러에 못지않은 난제로 보고있다.
「피터·위버로드」 LAOOC조직위원장도 시민의 자유권을 완전히 봉쇄하지 않는한 「자유국가」에서 이 교통체증을 해소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이번 LA올림픽이 안고 있는 약점을 시인하기도 했다.
현재 LAOOC가 추산하는 대회기간중 올림픽과 관련된 하루의 이동교통인구는 약 40만명.

<외부서 65만명 몰려>
65만여명의 「바깥 인구」 가 몰려와 각 경기장을 찾아 이동하고 이중 1만여명의 선수·임원들이 2O개 연습경기장과 24개 본경기장을 찾아 움직이는데다 8천여명의 취재기자들이 또 여기에 합세, 그러잖아도 복잡한 LA교통에 재갈을 물리게 되지 않느냐는 것이 조직위원회측의 걱정이다.
LA는 현재 LA시와 주변 70개 지역단위 도심등의 인구 1천만명이 총연장 9백60㎞의 23개프리웨이등을 통해 끊임없이 움직여 이른바 「흐르는 도시」로 불리고 있다.
이 대 이동인구가 가장 많이 붐비는 상오7시에서 9시, 하오3시에서 5시의 러시아워에는 주요 프리웨이들 몇백m씩 꼬리를 물고 느릿느릿 움직이는 자동차 행렬로 장관을 이룬다.
LA다운타운 부근의 편도6차선인 샌타모니카 및 하버프리웨이가 교차하는 인터체인지는 도로가 무려 6개 층으로 겹겹이 건설돼 있으나 러시아워 때는 예외없이 거북이 걸음의 자동차행렬이 뱀처럼 구불구불 이어진다.
LAOOC는 급증하는 교통인구에 대비,평소2천2백대의 시내버스를 1천5백50대를 늘려 3천7백50대로 증차하고 특별버스1천대와 기타차량 1천4백대등 모두 2천4백대는 참가선수 전용으로 동원,수송에 만전의 대비를 하고있다.
이같은 올림픽용증차 역시 교통체증을 부채질하게 되는 요인.
캘리포니아교통국의 칼트란스는 특별 교통원활계획을 수립, 교통체증해소방안 강구에 고심하고있다.
칼트란스는 LA시와 인접 오린지 카운티등 대LA의 교통을 관장하는 주정부 관공서로 이번 올림픽 교통문제의 사령탑.
칼트란스는 10년전에 설립된 교통상황실 (TOC) 을 통해 전체교통상황을 점검케 하는 한편 이번 올림픽을 대비해 특별히 교통협력기구 (TCC)를 설립, 16일부터 운용에 들어갔다.

<교통협력기구 설립>
칼트란스가 현재 수립한 교통계획은▲각 경기장별 진입도로봉쇄및 진입도로 지정▲버스전용도로 개설▲선수 탑승 버스의 경찰 에스코트▲TOC와 TCC의 연결작전으로 도로및 교통사고로 인한 체증 긴급해소▲승용차 공동탑승으로 이동 차량수 감소를 위한 자동차풀제 적용 그리고▲각 업쳬의 대회기간중 휴가제도나 야외작업 유도등을 골자로 짜여져있다.
진입도로 지정은 선수용 차량통행로,관중 승용차 진입로, 그리고 일반승용차 통행로 등으로 구분, 대회개막 때부터 적용하고 버몬트가등 2개 도로에는 각각2∼3㎞의 버스전용도로를 개설, 올림픽 관람객 수송에 이용키로했다.
일반 차량이 이 버스전용도로에 무단진입할 경우 처음에는 교통위반딱지를 발급, 벌금을 물리고 교통경찰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규정을 계속 어길 경우 구속도 불사한다는 것이 칼트란스의 강경방침이다.
자동차 풀제는 주요 경기장에서 몇㎞씩 떨어진 곳에서 타고온 승용차에서 내려 같은 방향으로 가는 다른 승용차에 편승, 차 1대에 4∼5명씩 탑승한 차량에 대해 통행우선권을 주는 공동탑승 유도방책이다.
그러나 이 교통대책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것은 교통협력기구 TCC다.
TCC는▲칼트란스를 비롯,▲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LA시교통국▲LA경찰국▲LA주변도시▲VIP경호대▲올림픽보안협력기구▲미디어정보센터▲LAOOC및▲LA시내버스인RTD등 10개 기구의 협력기구로 TOC의 교통상황 정보에 따라 문제발생지역에 대한 긴급출동대를 파견,최소한의 시간내 교통체증을 해소하는 임무를 갗고 있다.
LA시 중심가인 사우드스프링가에 있는 칼트란스 3층 2O여평 크기의 방에 설치된 TCC는 20여개의 책상에 각 기구의 대표자 40여명이 4교대로 근무,협의를 통해 임무를 수행한다.
그러나 이같은 치밀한 계획과 조직에도 불구하고 실제 올림픽 경기가 시작됐을 당시의 상황에 대해선 아직 안심하지 못하고 있다.
그 대책으로 지난 6월2일과 지난 10일,13일 3차례에 걸쳐 교통정리 예행연습을 실시했다.
칼트란스 대변인「맬러니」씨는『예행연습이 대체로 성공적이었다』 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교통통신등에 약간의 문제가 발생,2차및 3차의 예행연습을 거쳐 이를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번 예행연습 결과 원활한 버스운행만이 올림픽교통문제 해결의 지름길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예행연습 3차례>
칼트란스는 또 이와함께 각프리웨이와 기존도로의 각 경기장입구에 경기장 그림표지를 설치, 언어문제로 길을 잃기 쉬운 외국인에 대해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칼트란스가 이번 올림픽을 위해 특별히 예산을 더 책정, 요란한 계획을 수행하지않고 있는것이 인상적이다.
칼트란스는 종전의 예산을 바탕으로 특별계획을 수립, 기존인원을 이용, 올림픽에 대비하고 있을 뿐.
이는 LA시가 LA올림픽에 납세자의 부담을 주지않기위해 재정적 지원을 거부한 것과 관련, 주정부기관인 칼트란스 역시 세금에서 예산을 따오지 못한 것이다.
LAOOC가 이번 올림픽을 「장삿속」 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있는 것과는 달리 이른바 민간행사에 관공서가 동원되고서도 묵묵히 그리고 치밀하게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오히려 이색적이라고 생각될 정도다.
이것은 어쩌면 관료주의가 상업주의의 뒤에서 「시민의 활동을 뒷바라지만 하는」 선진 민주주의 국가의 모습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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