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인턴, 요즘 인기라는데 나도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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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남해전문대 호텔조리제빵과 학생들이 미국 인턴 연수중에 호텔주방장들로부터 만든 음식에 대한 평가를 받고 있다. [호텔인턴닷컴 제공]

해외에서 일하면서 경험을 쌓는 해외인턴제도가 인기다. 정식 직원은 아니지만 일정 기간 해외에 있는 회사에 근무하면서 언어와 실무를 익히고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는 제도다. 기업들이 국제적 역량을 갖춘 인재를 선호하고 있는데다, 어학연수보다는 해외인턴이 언어 습득이나 비용면에서 낫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잘 알아보지 않고 떠났다가는 현지에서 고생만 하다 오는 경우도 다반사다. 취업 포털 커리어 김기태 대표는 “해외인턴을 떠나는 방법이 다양하고 장단점도 있는 만큼 오랜 시간 충분한 준비를 하고 떠나야 원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 정부지원 인턴제를 노려라=정부가 지원하는 해외인턴에 선정되면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대개는 대학을 졸업한 청년 구직자를 대상으로 하지만, 대학 졸업 예정자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곳도 있다. 정부는 내년에도 청년실업 해소 차원에서 다양한 해외인턴제를 계획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이 세계 50여 개 국에 파견하는 해외시장 개척요원 양성사업의 내년 선발 인원은 400명으로 올해(1000명)보다 다소 줄었다. 대신 파견 기간을 6개월에서 12개월로 두 배 늘렸다. 정부로부터 활동비를 받아 현지에서 특정 기업을 위해 시장조사.판로개척 등의 일을 하는데, 실적이 부진한 사람은 파견 6개월 만에 귀국해야 한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해외인턴사업의 경우 내년부터는 취업 확률이 낮은 미국.영국 등으로의 파견 인원을 줄이고 일본.중국.호주 등 해외 취업이 잘되는 국가로 더 많이 보낼 계획이다. 산업인력공단 해외취업부 최병기 부장은 "단순히 견문을 넓히는 차원에서 벗어나 현지에서 인정받아 취업하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가진 사람을 우선 뽑겠다"고 말했다. 무역협회가 하는 청년 무역인력양성 사업은 국내에서 2개월 교육을 받고 외국에서 6개월간 일하는 제도다.

◆ 신뢰성 있는 업체를 찾아야=일부 대학들이 학생들의 취업난을 해소하기 위해 해외 인턴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아직은 민간업체의 알선으로 인턴을 떠나는 경우가 더 많다. 통상 3개월에서 1년가량 근무하고 보수는 무급부터 월 200만원까지 다양하다. 취업컨설팅포털 잡콘의 모성수 대표는 "송출 실적이 얼마나 되는지, 노동부에 정식 등록을 한 알선업체인지, 약관에 불리한 내용은 없는지 등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업체는 월급을 거의 주지 않고 놀이공원이나 식당 등에서 허드렛일을 시키는 경우도 있는 만큼 프로그램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송출업체 신뢰도 등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관련 카페(cafe.daum.net/betman2) 등을 통해 선배들의 경험을 들어보는 것이 좋다. 커리어.잡코리아 등 채용 포털 뿐 아니라 인턴21, 인턴캐리어, 인턴월드21 등 해외인턴 알선 기관들도 10여 곳이나 된다.

◆ 준비를 철저히 해야=해외인턴을 떠나려면 비자 발급 등 해결해야할 문제가 많은 만큼 6개월 전부터 준비하는 게 좋다. 외국어로 이력서와 자기 소개서를 만들어 놓고 인터넷 등을 통해 어떤 기관에서 어떤 사람을 뽑는지 늘 관심을 가져야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인턴인 만큼 급여보다는 실제로 어떤 경험을 쌓을 수 있는지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 외국 회사들은 회사에 필요한 구체적인 실무능력을 중시해 인력을 선발하기 때문에 지원할 때 이런 점을 강조해야 한다.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의 어학 실력은 있어야 하지만 자신감이 더 중요하다. 8년 전 미국의 한 방송국에서 인턴을 했다는 홍모(29.여)씨는 "해외사이트를 통해 인턴에 지원했다"면서 "현지인들과 적극적으로 어울리려는 노력을 해야 보람찬 해외 인턴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해당 국가의 비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요즘 미국 호텔업계의 인턴 사원 채용이 활발하다. 인턴십 전문기관인 인턴21의 정욱한 이사는 "미국의 경우 그냥 관광비자로 갔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는 만큼 J-1 인턴 비자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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