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내달중 팝음악계 진출|시 10여편의 가사 사용 승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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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팝스타 「요한·바오로」2세님 좀 어색한 표현이긴 하지만 교황이 팝음악계에 진출한다. 오는 6월말 서독 뒤셀도르프에서 「선오브피스(평화의 태양)」 라는 흥행 제목으로 열리는 팝뮤직 연주회에서 교황의 시작품이 초연되기 때문이다.
폴란드에서 젊은 성직자로 있을때 「카롤· 보이티화」라는 이름으로 발표했던「사랑과 신앙」을 주제로한 작품 10편에 곡을 붙인 이 팝뮤직공연은 이미 방송과 레코드녹음이 예정돼있는데 여러 유명음반회사에서 교섭이 들어오고 있어 기획자 측은 훙행이나 수지면에서 큰 성공을 거둘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폭력추방과 평화를 호소하는 구원의 운동을 자처하는 이 팝 페스티벌의 기획자는 「루이기·캄피」(55) 라는 이탈리아의 음악 매니저로 교황으로부터 시 작품을 가사로 사용하는 승낙은 물론 격려까지 받아냈다.
흥행사인 「캄괸 는 적당한 인물을 물색끝에 재즈음악가인 미국인 「프랜시· 볼랜든」과 영화음악가인 「라로· 시프리망」으로 낙찰됐다.
뒤셀도르프의 첫 연주회에서 교황의 팝음악을 노래할 가수로는 혹인 여자 재즈가수인「새러·보거망」(60)으로 예정돼 있는데 「재즈계의 칼라슨」로 알려진 가수다.
뒤셀도르프에서 초연을 하고 난 뒤에 리오데자녜이로 등4개 남미도시와 캐나다의 토론토에서 연주회가 예정돼 있는데 모두 교황이 방문하는 금년9월에 열리게 돼있다.
교황의 팝음악계 진출로 돈을 버는 것은 물론 홍쾡사뿐이 아니다. 교황도 가사에 대한 원작료를 받게됨으로써 만약 교황의 「팝 음악계 진출」이 히트한다면 교황청의 금고도 예상외의 수입원을 마련하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교회측에서 보자면 그런 수입은 부차적인데 지나지 않는다. 복음전파의 한방편으로서 이미 유럽의 여러 프로테스턴트 교회에서 성행하고 있는 팝 음악가들에 의한 성가연주에 뒤이어 교황자신이 스스로 팝 뮤직을 통한「세계구원」에 나섰다는데 더 큰 의미가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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