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이후 안 만났다는데 … 2012년 '홍준표 롯데H' 기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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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2012년 9월 19일 홍준표 경남지사와의 조찬 일정을 다이어리에 기록해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홍 지사는 그간 “2011년 서산지구당 당원 간담회에서 한 번 만난 이후 성 전 회장을 만난 적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본지가 성 전 회장의 다이어리 중 대통령선거 전후인 2012년 4월부터 2013년 6월까지의 내용을 확인한 결과 2012년 9월 19일에 ‘08:00 홍준표/롯데H 일식당’이라고 적혀 있었다. 9월 19일은 당시 홍 지사가 경남도지사 보궐선거 후보로 새누리당에 공천 신청을 한 날이었다. 이에 대해 홍 지사는 정장수 경남도 비서실장을 통해 “만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홍 지사 측은 “당시는 (새누리당 고문 자격으로) 7월에 이어 경남 18개 시·군을 돌며 2차 민생 탐방을 하던 때여서 경남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대선을 전후해 이명박 정부 고위 인사들과도 광범위하게 접촉한 것으로 다이어리에 나타났다. 박재완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을 2012년 5월 16일 오후 4시 은행회관에서, 정운찬 전 총리를 2012년 7월 10일 오후 5시 롯데호텔에서 만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다이어리엔 이재오 의원(2013년 3월 6일, 인사동 토지)과 홍상표 전 청와대 홍보수석(2012년 4월 30일, 모모야마)도 등장한다. 박범훈 당시 교육문화수석과는 2012~2013년 초 세 차례 만난 것으로 기재돼 있다.

 충청권 원로 인사들과의 만남 기록도 있었다.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를 네 번 만난 것으로 적혀 있는데 특히 2013년 4월 17일에는 ‘이병기/JP 방문’이라고 적혀 있다.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김 전 총재를 방문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또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총재는 세 차례, 충남지사와 자유선진당 대표를 지낸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위원장은 두 차례 등장한다.

 야권에서는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 눈에 띈다. 다이어리에는 문희상 의원과 2013년 3~4월 사이 세 차례 만난 것으로, 안희정 지사와는 2013년 2월 23일 충남 홍성의 횟집에서 만난 것으로 나와 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2013년 1~4월 성 전 회장과 네 차례 만난 것으로 나와 있다.

윤정민 기자, 창원=위성욱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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