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이완구·홍준표 끝났다. 박근혜 정권도 사실상 끝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회의실에서 정청래 의원이 이완구 총리의 거짓말 시리즈를 적은 푯말을 들고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정청래 최고위원, 우윤근 원내대표, 문재인 당대표. 사진 뉴시스]

새정치민주연합은 15일 오전부터 “이완구 국무총리는 총리직을 사퇴해야한다”며 집중 포화를 쏟아부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완구 총리는 사실상 끝났다. 더불어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홍준표 경남지사도 끝났다. 사실상 박근혜 정권도 끝났다”며 청와대와 정부·여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돈을 받은 증거가 나오면 제 목숨을 내놓겠다”고 말한 이 총리의 발언과 관련, “국민을 협박하는 언어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게 해서 지켜질 총리직이 아니다”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어 “이 총리는 대정부질문에서 ‘2000년 충청포럼에 가입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충청포럼은 가입절차도, 가입원서도, 가입회비도 없다”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거짓말을 반복하지 말고 총리직을 사퇴해야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표는 “새누리당이 이번 부패 스캔들의 몸통”이라며 여당을 겨눴다. 문 대표는 전날 새누리당이 “이 총리부터 우선수사하라”고 요구한 것과 관련, “수사대상인 새누리당은 그런 요구를 할 처지가 아니다”라며 “부패 스캔들의 몸통이 나서 수사에 외압을 행사하거나 누굴 먼저 수사하라는 것 자체가 웃기다”고 말했다. 그는 “리스트에 오른 사람들은 새누리당 최고위층에 있을 때 대선과 관련해 검은 돈을 받았고 그 돈들은 전부 새누리당의 몸통으로 흘러들어갔다”라며 “사건을 개인 비리로 치부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염치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현직 총리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 나라 체면도 말이 아니게 된다”며 “총리는 스스로 직책부터 내려놓아야한다”고 말했다.

전병헌 최고위원도 “총리는 ‘부패와의 전쟁을 주관하겠다’고 담화로 호언한 장본인이자 수사보고의 최종 윗선”이라며 “총리가 현직에 앉아서 수사를 받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최고위원 전원이 이완구 욕하는 데 홀로 빠진 우윤근 원내대표=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든 최고위원들이 이 총리를 집중적으로 비판했지만 우 원내대표는 이 총리를 직접 겨냥하진 않았다. 그는 “친박권력형 비리게이트는 여야를 넘어선 국가적 위기”라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진실을 규명하고,국민의 신뢰를 얻는 일에 정쟁이 있어선 안된다”는 정도로 언급하는데 그쳤다. 당안팎에선 "과거 원내대표를 함께 하며 협상 파트너였던 이 총리에 대한 배려 일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우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참석에 앞서 라디오 인터뷰를 하면서도 “개인들에 대한 유감은 전혀 없지만…”이라는 표현을 쓰거나 “그분의 심정 충분히 이해가 간다. 무죄추정원칙 있으니 의혹만으로 유죄 혐의가 있다고 하는 것은 위험하지 않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종문 기자 person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