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군 수송기 추락 110여 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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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이란 군 수송기가 추락한 테헤란 남부 주택가 화재현장을 구조용 헬기가 날고 있다. 수송기가 추락하면서 아파트 등 빌딩에 부딪쳐 피해자가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테헤란 AP=연합뉴스]

승객과 승무원 94명을 태운 이란의 C-130 군용 수송기가 6일 수도 테헤란 남부 주택가에 추락했다고 이란 관영 IRNA 통신이 현지 경찰 및 적신월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통신은 "반다르 압바스로 가기 위해 테헤란 메라바드 공항을 이륙한 이란 공군 소속 수송기가 이륙 직후 기체결함으로 메라바드 공항으로 회항하던 중 공항 인근 야프타바드 지역 내 토우히리 주택단지로 추락하면서 10층짜리 건물과 부딪쳤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수송기가 부딪친 건물은 아파트"라고 보도했다. 미국 CNN 방송은 현지 경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승객과 승무원 94명이 전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상에서도 25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IRNA 통신은 경찰 관계자와 구조대원의 말을 인용해 "건물이 계속 불타고 있으며 사고 현장에서 10여 구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보도했다.

현장에 급파된 적신월사의 사람 알람다리는 이날 로이터 통신과의 전화 통화에서 "너무 끔찍한 장면이다. 현장은 거의 질식할 지경"이라고 처참한 모습을 전했다.

CNN 방송은 "사고기에 탑승한 승객 84명은 군사훈련을 취재하려던 기자들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CNN은 이어"사고기인 C-130은 1979년 이전부터 사용됐던 미국제 수송기로, 현재 이란에서 15대가 운행 중"이라고 전하고 "79년 이후 미국으로부터 부품 공급이 중단됐기 때문에 그동안 15대 모두 극히 위험한 상태로 운행돼 왔다"고 지적했다. 수송기가 추락한 지역은 군인과 그 가족들, 그리고 공항 관계자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이다.

2003년 2월19일에도 이란의 일류신-76 수송기가 이란 남부에서 추락해 혁명수비대 소속 군인과 승무원 등 276명이 숨졌다.

진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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