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군 회장 선거, 장성 4명 vs 대위 1명이 붙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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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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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대 회장을 뽑는 선거 때문에 대한민국재향군인회(향군)가 몸살을 앓고 있다. 예비역 장성 4명과 예비역 대위 1명이 경쟁하는 구도다.

 옛 장성들의 싸움에 대위가 끼어든 데 대해 성우회(예비역 장성 모임) 측에선 “대위 출신이 어디서”라고 말하지만 예비역 영관급 장교들은 오히려 “학력 파괴시대에 계급 파괴는 왜 안되느냐”며 표 결집을 하고 나섰다. 예비역 장성이 관행처럼 맡아온 향군회장 자리를 예비역 대위가 사상 처음으로 차지할지도 관심이다.

 회장 선거는 10일 치러진다. 1952년 향군이 출범한 이후 박세환 현 34대 회장 때까지 회장의 출신 계급을 보면 대장 6명, 중장 8명, 소장 2명, 준장 4명 등 20명(중복 감안)이 모두 ‘별’ 출신이었다.

 이번 선거전의 이슈는 공교롭게도 경제다. 130만명(회비를 납부한 진성회원 기준)이 넘는 향군 회원들은 현재 부채가 5400억원으로 파산 직전인 향군을 살려낼 구원투수를 찾고 있다. 지난달 18일 후보등록을 마감한 결과 모두 5명의 예비역 군인이 향군 회장 선거에 도전장을 냈다.

 기호순으로 보면 조남풍(76·육사 18기·대장) 전 1군사령관, 김진호(73·학군 2기·대장) 전 합참의장, 이선민(69·학군 6기·중장) 전 육군 7군단장, 신상태(63·3사 6기·대위) 서울시 향군 회장, 18대 의원을 지낸 이진삼(78·육사 15기·대장) 전 육군 참모총장이다. 예비역 4성 장군이 3명, 3성 장군이 1명, 예비역 대위가 1명이다. 육사 출신이 2명, 학군(ROTC)이 2명, 3사 출신이 1명이다.

 장성 출신들은 “향군 회장이 대통령·국방장관과 만나야 하기 때문에 장군 출신이 맡아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반면 서울시 향군회장을 맡아온 신상태 후보 측은 “파산 직전인 향군을 살리려면 경영 능력을 갖춘 후보가 돼야 한다”고 반박한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서 특정 후보 비난 광고를 내거나, 특정 후보의 이념성향을 문제삼아 향군회관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할 정도로 선거가 과열·혼탁 양상을 보이고 있다.

향군은 전역하면서 1만원(병사)∼10만원(장성)의 종신회비를 내면 회원이 된다. 새 회장을 뽑는 대의원(385명) 선거는 10일 오후 1시 서울 광진구 어린이회관 강당에서 열린다.

장세정 기자 z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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