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개통하는 호남선 KTX, 과다 요금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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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2일 개통하는 호남선 고속철도(KTX)가 과다 요금 논란에 휩싸였다. 10년전 당시 건설교통부 장관의 국회 발언이 불씨가 됐다.

앞뒤 사정은 이렇다. 2005년 호남선 KTX 노선을 정할 때다. 용산역에서 경부선을 타고 가다 어디서 호남선으로 갈라지게 만들지를 정하는 이른바 '분기역(分岐驛)' 논란이 벌어졌다. 충남 천안역이 유력하게 검토됐으나 이런저런 논리로 충북 청주시 오송역을 분기점으로 결정했다.

당장 호남 지역에서 이론이 나왔다. 천안이 아니라 오송을 분기점으로 하면 용산~광주광역시 구간이 19㎞ 길어지고, 이에 따라 요금을 더 내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거리가 길어지면 시간이 더 걸리는데 요금까지 많이 낸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도 했다. 이에 추병직 당시 건교부 장관은 국회에서 "오송역 분기로 길어진 구간에 대해 추가부담이 없도록 한다는 것이 정부의 원칙"이라고 밝혔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나 호남선 KTX가 개통을 앞두게 됐다. 코레일은 용산역~광주 송정역 요금을 4만6800원으로 책정했다. 고속선 운행구간 279.1㎞에 ㎞당 단가 163.31원을 곱하고, 일반선을 달리는 24.7㎞는 ㎞당 103.66원으로 계산한 뒤 소정의 할인율을 적용해 산출했다. 애초 장관 발언과 달리 19㎞우회구간에 대해서도 요금을 받는 것으로 했다.

그러자 광주광역시를 비롯한 호남에서 반발했다. 광주시는 17일 "우회구간 요금 3000원을 제할 것을 국토교통부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추병직 전 장관이 "우회구간 요금을 받지 않겠다"고 했으나, 그 1년 뒤 코레일 자체로 정한 요금부과 원칙이 있어 거기에 따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손병석 철도국장은 "경부선 등 다른 노선과의 형평성 때문에 우회구간 요금을 빼는 식으로 전체 요금을 낮출 수는 없다"며 "대신 정기권 할인 등 다양한 할인제도를 활용해 호남선 이용객들이 평균 10%가량 할인을 받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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