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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지가 폭로 개탄한 그 실태를 보면 "소 여학생들 외제에 약하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소련 여자가 이렇게 싸냐?" 면서 새로 온 외국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래진다.
최근 소련 공산당 청년동맹 (콤소몰) 기관지인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 (1월13, 14, 15일) 가 소련 청소년들의 도덕 문제를 3회에 걸쳐 시리즈로 다루며 이렇게 한탄했다.
흑해 근처 돈 강 옆에 위치한 남부도시 로스토시 젊은이들의 생태를 추적한 이 신문은 주로 17∼20세의 여학생들이 밀수입된 청바지나 달콤한 사탕발림 또는 식당에서 밥 한끼 사주는데 혹해 "「잭」 (미국·영국식 이름)이나 「진」(프랑스) 또는 「알리」(아랍) " 아무에게나 가리지 않고 몸을 내맡기고 있다고 실토했다.
"몇 조각 외국산 넝마에 자기 자신뿐 아니라 소련 사람 전부를 팔고 있다" 는 걱정이다.
「나타샤」라는 한 여학생은 이런 걱정에 대해 "외국사람들은 예의가 깍듯하고 재치가 있다. 우리 네 사나이들은 그렇지 못하다" 고 말했다. 「류바」라는 여학생은 "우리는 서구세계 사람들처럼 사랑을 하고 있는 것" 이라는 응수다.
이 신문은 나체 사진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거리낌 없이 나돌고 그룹 섹스도 낯설지 않은 풍속이 돼가고 있음을 지적하며 "이런 여자들이 앞으로 어머니가 되어 자녀들을 어떻게 키울까…. 품위와 명예를 잊지 말아야겠다" 고 꾸짖었다.
더욱 한심한 일은 젊은이들의 주변 어른들이 이런 타락을 방관하거나 조장까지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로스트 공과 대학의 교수들은 물론 학과 주임교수·관리·기숙사 직원·콤소몰의 간부, 심지어 부모들 중에도 외국 사람들과 시시덕거리는 것을 눈감아주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발벗고 도와주는 경우도 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경찰에서조차 바나 디스코테크, 음식점 (선술집)에서 T셔츠나 진 등이 거래되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영어 문자가 인쇄된 T셔츠 하나에 65루블 (약7만6천 원), 진은 2백 루블 (약22만 원). 외국 담배 1갑은 5 루블 (약5천6백 원)씩에 거래되고 소련의 딸들은 이런 물건을 얻기 위해 「사업활동」을 서슴지 않는다는 얘기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사회현상의 원인이 소련에 있지 않고 딴 데 있다는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의 주장이다. 서방 정보기관들이 소련 청소년들을 유혹하고 탈선시키기 위해 부도덕한 상품들을 마구 소련에 쏟아 넣고 있다는 해석이다.
그러므로 서방생활에 물드는 것은 반역의 첫걸음이라는 것이 이 신문의 결론이다.
【본=김동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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