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초현실주의 화가「호앙·미로」옹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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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팔마(스페인)AP=연합】스페인이 낳은 초현실주의화가인「호앙·미로」옹이 25일 지중해에 위치한 스페인령 팔마섬의 자택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90세
많은 비평가들로부터 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현대화가 가운데 한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던「미로」옹은 수면중 조용히 눈을 감았다고 가족은 전했다.
「미로」옹은 지난해 심장질환으로 보조박동기 이식수술을 받았으며 2주일전 호흡기장애로 치료를 받은후 계속 병석에 있었다.

<미로의 예술세계>
「호앙·미로」는 1세기에 걸쳐 회화·조각·판화등 다양한 예술활동을 펼친 현대미술의 체험자다
그는 창조정신에 투철했고 시대적 표현방법을 개척한 현대미술의 상징적 존재였다.
조형언어의 혁신을 꾀한 선구자이기도 하다.
「미로」의 조형세계는 입체주의·표현주의·다다주의(다다이즘) 초현실주의등의 단계를 거쳐 합리와 비합리의 인간적인 갈등을 표상하는 성향을 보여 주었다
그가 현대미술의 생태에서 가장 중요시한 문제는 생태에 부합하는 유형언어의 창조였다.
「미로」는 현대미술의 흐름속에「피카소」를 위시하여「츠아라」,「엘뤼아르」,「막스·에른스트」,「마거리트」등과 교류를 갖고 현대미술의 정신을 탐미하였을 뿐 아니라 창조적 예술을 위하여 가능한 모든 재료를 그 매개체로 사용하였고 이에 수반되는 기술도 개발했다.
「미로」가 손을 댄 분야는 유화·채색화·수채화 콜라쥐·벽화·선화·조각·도자기·타피스리·판화등에 이르는 광범위한 작업이었다.
이는「미로」의 진취적인 창조성을 입증하는 것-.
「미로」의 조형언어는 너무나 표현적이고 강력하며 개성적이다.
그의 거짓 없고 참신한 언어에는 원시적인 예술의 모든 암시적인 힘이 담겨져 있다.
「미로」의 작품세계는 문득 상형문자를 연상케 하며 또한 조류·파충류등의 동물, 별·해·달·여인등을 상상케 하는 요소들이 그의 작품 속에 상호간의 어떤 연관 없이 마치 마술사의 세계에 속해있는 듯이 나타나있다. 이것은 한마디로 엉뚱하고 비윤리적이며 꿈같은 동화의 나라를 방불케 한다.
그것은 환상적이고 신화적인 나라의 것이며 줄거리가 없는 이야기의 세계다. <이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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