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뼈져리게 후회할 것" VS "수수방관 하지 않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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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2일 미사일 발사와 한미연합훈련을 놓고 남북이 설전(舌戰)을 펼쳤다. 우리군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을 북침전쟁연습으로 규정하며 서로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과 성명을 발표했다.

시작은 북한 총참모부 대변인의 성명이었다. 우리의 합동참모본부에 해당하는 북한 총참모부는 이날 오전 6시가 갓 넘은 시간 "(2일 시작된)한미연합훈련은 북침전쟁연습"이라며 "무자비한 불세례를 내리겠다"고 위협했다.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절대로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며 두고두고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곤 곧바로 서해안 대동강 입구의 남포에서 북서쪽을 향해 스커드 C형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2발을 쐈다. 미사일은 최고속도 마하 4.5(음속 4.5배), 최고고도 130㎞로 날아 남포에서 495㎞와 493㎞ 떨어진 동해상에 낙하했다.

그러자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이같은 행동을 도발로 규정하고 곧바로 한미 연합감시태세를 상향 조정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도발하면 뼈저리게 후회하도록 할 것"이라며 "무모한 도발적 행위에 대해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북한은 키리졸브와 폴이글 훈련에 맞춰 도발적 행위를 감행했고 한반도 위기상황을 의도적으로 조성해 우리 사회내에 안보불안과 국론분열을 조성하면서 남북관계 진전되지 않는 것을 우리측에 전가하고 남북관계 주도권을 확보해 북쪽에 유리한 국면으로 전환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나 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 안보에 대단히 심각한 도전이며 도발적 행위는 유엔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하는 행위"라며 "확고한 연합방위태세를 바탕으로 어떠한 북한의 도발에도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 대변인의 브리핑에 이어 이번에는 북한 외무성이"미국과 남조선 괴뢰들의 도발적인 반공화국 대결 광증이 불러온 험악한 정세와 분위기로 미뤄볼 때 우발적인 불꽃이 튈 수 있는 위험도는 특별히 높다"며 "강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나섰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오후 담화를 통해 "미국이 남조선(한국)과 사회주의 붕괴를 목적으로 군사훈련을 강행했다"며 "우리 군대와 인민의 정의의 대응 역시 더욱더 강도 높게 벌어질 것"이라고 밝혔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담화는 "우리(북) 군대와 인민은 사소한 도발 책동에도 정의의 조국통일대전으로 대답할 멸적의 의지에 넘쳐있다"며 "조선반도에서 전쟁이 터지는 경우 남조선 괴뢰들은 그 후과와 책임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다"고 위협했다.

한미연합사령부는 지난달 24일 "한미연합훈련은 연례적이고 방어적인 훈련"이라며 훈력 계획을 북한에 통보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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