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점이상 고득점자 금년보다 훨씬 줄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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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22일 실시된 84학년도 대학입학학력고사 수험생들의 득점분포는 3백점이상의 고득점자가 83학년도보다 훨씬 줄어드는 반면, 2백50점이상의 중간점수대가 약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호권대학입학학력고사출제위원장은 고사가 끝난 뒤 『이번 학력고사문제는 객관식출제의 약점보완을 위해 이해·응용·분석력 등 고차적인 문제출제에 중점을 뒀다』고 말하고 『따라서 수험생들은 일부과목에서 문제가 약간 어렵다는 느낌을 갖게 될지도 모르지만 고교교육을 충실하게 받은 수험생이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며, 따라서 중간점수대가 오히려 늘어나는 등 전체적인 난이도(難易度)는 83학년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조정했다』 고 밝혔다.

<과목별 출제경향 7면>
학력고사문제를 분석한 일선 진학지도 교사와 입시학원강사들도 『과목에 따라 83학년도에 비해 다소 쉬워진 것도 있지만 국어I·수학I등에서 까다로운 문제가 많아 훨씬 어려워졌다』면서 『1교시의 국어I과 2교시의 수학I에서 수험생들이 당황, 다른 시험에까지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우려마저 없지 않아 득점수준이 지난해 수준에 훨씬 못 미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일선 교사들은 또 이번에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은 재수생을 제외하면 모두 7·30교육개혁조치이후 전혀 과외공부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학력고사 출제위원회가 밝힌 것처럼 문제의 난이도가 비슷하더라도 득점분포는 약간 하향 조정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출제위원회와 진학지도교사들은 이에 따라 3백점이상의 고득점자가 전체수험생의 1%선에 육박했던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드는 반면, 중간점수대가 약간 늘어 중위권 대학진학 수험생들은 대학지원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83학년도의 경우 3백점이상 고득점자는 6천3백78명이었고 82학년도는 8백27명이었다.
과목별로는 국어가 전체적으로 평범하면서도 현대문과 고문이 섞여 구성된 문항이 출제되는 등 지난해에 비해 약간 어려워졌고, 지금까지 지나치게 쉬워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유리했던 가정이 지난해보다 약간 어려워졌다.
50점이 배점된 수학Ⅰ도 지난해보다 어려워진 편.
특히 타원의 자취문제·수열·영역에 관한 문제와 적분의 체적문제 등은 우수한 수험생도 1문항에 3∼4분 정도가 걸릴 만큼 까다로왔다. 따라서 지난해와는 달리 만점을 받는 학생이 훨씬 줄고, 전체적으로 지난해보다 5점이상 떨어질 것으로 일선교사들은 예상했다.
전반적인 역사사실의 이해를 물은 국사문제도 지난해보다 쉽지는 않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그 밖의 기술·실업 및 정치·경제 등 과목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쉬운 편이었다는 것이 일선교사와 수험생들의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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