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노진수를 낚아라" | 성균과대-서울시청 배구팀 쟁탈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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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신의냐 실리냐.』
올 남고 졸업 예정 선수 중 최고의 대어로 지목되는 노진수(18·경북사대부고)가 최근 진로 문제로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다.
올 남고 졸업 예정 선수들의 거취가 비교적 조용하게 마무리되고 있는 가운데 유독 노를 둘러싼 스카우트 열풍은 날로 날카로와져 선두 주자로 나선 성균관대와 이에 맞선 서울시청이 팽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는 것.
키 lm 88cm, 몸무게 76kg의 노진수는 타임을 맞추는 블로킹 솜씨가 일품인데다 가공스런 돌파력 또한 압권인 발군의 스타.
특히 노진수는 남다른 순발력 (서전트점프 70cm)을 바탕으로 한 공·수 전환이 빠르고 기량이 두드러져 팀 공헌도가 높다는 점에서 이미 한양대로 진로를 굳힌 전 국가 대표 신대영(19·전북백산고)을 오히려 능가하는 재목으로 평가되어 왔다.
성대가 처음 노진수를 눈독들인 것은 지난해 4월 제 18회 중앙배쟁탈 전국중고대회에서 크게 활약, 경북사대부고가 라이벌 전북백산고를 꺾고 감경의 우승을 차지하면서부터.
성대는 줄곧 대회가 있을 때마다 경북사대부고에 합숙소를 내주는 등 온갖 편의를 제공, 환심을 샀으며 선수들도 이에 동의, 노진수를 비록, 세터 신영철(1m 78cm) 이규대(1m 88cm) 김창균(1m 83cm) 등도 성대행으로 기울어졌다.
여기에 서울시청이 쐐기를 박기는 지난 9월 중순께. 우선 서울시청은 지난해 이 학교 출신의 전 국가 대표 유병종(1m 97cm)을 확보한 여세를 몰아 파격적인 조건으로 교섭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해 물의를 빚었던 「유병종 스카우트 파문」을 감안, 보다 신중을 기하려는 눈치. 다만 학교를 등에 업고 본인 및 부모 설득 작업에 온갖 파상 공세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성대는 느긋한 상태. 우선 노진수 자신이 성대를 원하고 있고 최근 스카우트 규정이 바뀌어 본인 동의를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전혀 초조할 필요가 없다는 것.
한편 그 동안 경기대-서강대의 팽팽한 싸움에 말려 혼미를 거듭했던 유망주 최영민(1m 90cm·마산중앙)은 경기대학으로 일단락 됐고 초고교급 세터로 돋보였던 노성덕(1m 86cm·제천광산공)은 인하대로 진로를 결정, 울 남고 배구 스카우트는 크게 마찰 없는 선에서 모두 마무리 됐다.

<전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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