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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지령목적, 각국배회 북괴화물선많다|버마사건관련설의 퉁곤호, 만경봉호와 임무비숫 「육여사 저격」도 만경봉호서 지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북괴는 비밀테러지령을 화물선상에서 내리는 것이나 아닐까. 버마 아웅산국립묘지 폭발사건을 전후해 북괴화물선「애국 통곤호」가 불투명한 정박목적과 상례를 벗어난 엄청난 선원을 싣고 전대통령방문예정지인 버마와 스리랑카 주변해상을 서성댔던 사실은 이번사건과의 연관성을 더욱 굳혀주고있다.
북괴가 74년8욀 문세광을 시켜 육영수여사를 저격했을때도 암살지령을 화물선인 만경봉호에서 내렸다는것은 이미 잘 알려진사실.
문은 범행3개월전인 74년5월 오오사까에 정박중이던 만경봉호에 올라 북괴공작원 정모로부터 당시 박정희대통령을 암살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자백했었다.
만경봉호와 이번 사건으로 용의선상에 떠오른 「애국 통근호」는 똑같이 의심받을 만한 공통점이 많다.
통곤호는 2천3백t급화물선으로 승선인원이 39명. 버마의 랭군앞바다에서 9월17일부터 4일간 머물렀고 9월29일부터는 스리랑카 콜롬보항 앞바다에서 10일간 머무른후 행방을 감춘 것으로 되어있다. 이배는 2천3백t의 일반화물과 연료를 싣기위해 콜롬보항에 입항한것으로만 알려지고 있으나 의심스러운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첫째는 승선인원이 39명으로 너무 많다는것이다.
화물선의 승선인원은 1만/급이라해도 기껏해야 24명이내가 세계적인 관례.
2천3백t급이라면 선원이 10여명이면 충분하다는것이 해운업계의 분석이다.
결국 통곤호의 선원중 20명이상의 승선목적이 단순한 선원으로만 볼수가 없다는것.
만경봉호는 3천5백73t급으로 폴란드가 건조한 화물선을 화물·여객겸용으로 개조해 7l년 북괴가 스스로 만들었다며 선전했던것.
승무원수가 무려 70∼1백 10명으로 여객선보다도 많아 지도원이라고 불리는 공작원 승선문제로 일본경찰과 자주 실랑이를 벌였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
74년8월의 육여사피살후 일본정부는 처음으로 74년12월 만경봉호의 승무원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일본상륙을 거부하기까지 했었다. 또 의심을 더해주는 것은 두 화물선의 장비가 단순한 화물선에 그치지 않고 공작선의 성격이 농후한 점이다.
통근호는 스리랑카에서 제3국의 중계없이 북괴와 직접 교신이 가능한 최신무선통신장비를 갖추고 있었다. 이것은 통곤호가 특수임무를 띠고 있었다는것을 간접적으로 설명해주고있다.
만경봉호는 선상에 「지도실」 이라는 세뇌공작시설까지 갖추고 「토요학습」「수요간부강연회」등 조총련간부들을 상대로 사상교육까지 해오고 있다. 이배는 북괴∼일본간의 부정기화물 여객선으로 청진·함흥과 일본의 니이가따·요꼬하마·고오베·오오사까를 왕래하며재일동포 북송을 맡고있다.
특히 이 배에는 「승객용」이라는 명목아래 일본을 떠날때는 반드시 일제담배5천∼1만갑, 포도주·위스키12병들이 1백여상자씩을 실어 북괴고관들을 위한 사치품공급이란 특수임무도 해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통근호와 만경봉호의 의심스러운 공통점중 또한가지는 승무원의 성분.
콜롬보항에 정박한 9월29일부터 10월6일사이에 통근호의 승무원중 26명이 전대통령의 방문예정장소인스리랑카 칸디시에 다녀갔다는 사실은 우연으로만 볼 수 없다. 또 클롬보에는 엔진고장을 이유로 정박해놓고 스리랑카기술진이 수리해준다고 승선하자 자체적으로 해결한다며 이들을 하선시킨것도 주목해야한다.
더구나 폭발사고후 의심을 한 스리랑카당국이 통근호의 정박지점인 파나두라해안을 수색했을때는 이미 자취를 감춘뒤였으니 범행후 도주라는 의심을 살만하다.
만경봉호의 경우는 배를 운항하는 선원외에 「지드원」30여명이 따로있어 승무원조직이 2원화되어 있는것이 특색. 선장도 키를 잡은 사람외에 「지드선장」이 있어 정치공작을 전담하며 기착지·행선지등과 기착시간·예정운항일정등이 전혀 공개되지 않아 일본관리들은 「괴물선」이라고까지 부르고 있다.<권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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