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7번방의 선물' 러닝개런티 베일 벗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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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영화 흥행 역대 3위를 차지한 ‘7번방의 선물’. 이 영화 출연으로 유명세를 얻은 배우 류승룡씨를 비롯해 출연 배우들의 러닝개런티가 2일 공개됐다. 영화 제작사들 사이에 벌어진 수익금 분쟁 소송에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6부(부장 이정호)는 ‘7번방의 선물’제작사 A사를 상대로 제작에 참여한 B사가 낸 60억원대 배당금 청구 소송에서 A사가 B사에 46억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7번방의 선물’이 제작 초기 흥행 가능성이 불투명해 투자사의 신뢰를 얻기 어려운 상황에서 B사 대표가 자사의 최대주주사를 통해 공동투자사에 투자를 부탁한 것이 A사와 공동투자사 간 투자계약 체결에 중요한 계기가 됐다”며 “B사가 배우 캐스팅에도 관여한 점, 출자에 해당하는 노무를 제공한 점 등을 토대로 A사로부터 수익금을 배분받을 권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7번방의 선물’의 총 매출액은 914억원이었다. 이 중 극장 사용료와 영화 제작비 등을 제외한 400억원을 투자 비율에 따라 삼등분한 134억원이 B사의 몫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재판부는 여기서 다시 배우의 러닝개런티를 제외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개별 배우의 러닝개런티를 적시했다.

배우 류승룡씨는 기본 출연료 3억원에 러닝개런티는 손익분기점 달성 시 초과 관객 1명당 100원으로 계약했다. 이렇게 해서 받은 러닝개런티가 10억 6000만원이다. 출연료의 3.5배를 인센티브로 챙긴 셈이다. 정진영씨는 출연료가 2억원이었고 러닝개런티는 손익분기점 달성 시 초과 관객 1명당 50원으로 계약했다. 정씨는 5억 2000만원을 챙겼다. 하지만 박신혜씨는 러닝개런티는 없는 것으로 계약하는 바람에 기본 출연료 3000만원 외에 한 푼도 더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사진 중앙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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