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장마는 끝났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장마가 끝났다는데 웬 폭우냐』 -.
집중호우가 쏟아진 29일 상오7시50분쯤 서울역지하도앞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한 승객들은 대부분 이렇게 투덜대며 지하도입구로 비를 피했다.
사실 중부지방은 장마가 끝났다는 것을 실감할수 없다. 중앙기상대는 26일 하오 장마가 끝났다고 발표했으나 비는 간간이 계속 내렸고 29일새벽 서울지방엔 폭우가 쏟아져 저지대에선 침수소동까지 빚었다.
하늘도 제대로 갠적이 없었다. 기상대의 예보가 잘못된것은 아닐까.
기상대의 통보는 한마디로 일기도상의 분석에 따른 것이다.
27일 상오3시의 일기도를 보면 우리나라 중부지방에 걸쳐 있던 장마전선이 동해쪽으로 빠지면서 약화되다가 28일 상오3시쯤에는 완전히 사라졌음을 보여주었다.
장마란 북태평양 고기압과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팽팽히 맞서 그 경계면이 오르락 내리락하며 비를 뿌리는 것이다.
그러다 북태평양고기압이 강력해져 오호즈크해기단을 완전히 밀어버리면 장마전선은북상하면서 사라지고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한여름을 맞게된다.
기상대는 현재 장마전선이 사라졌는데도 비가 내리는 것은 우리나라 중북부지방이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에 위치해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있기 때문이라는 것. 즉 북태평양고기압이 완전히 자기 세력권에 한반도를 포용하지 못하고있는 것이다.
게다가 서해에서 접근해 온 기압골이 중부지방을 통과하면서 공기덩어리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비를 뿌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찌는듯한 무더위가 곧 찾아올 것이라는 장담이다.
하지만 기상학적으로는 장마가 끝났을지 모르지만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으니 시민의 입장에선 장마의 연속이라고밖에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