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마카오 사이 자동차산업 기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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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둥이 중국 경제를 이끄는 성장 엔진이라면 광둥 경제를 이끄는 성장 엔진은 주장 삼각주다. 중국에서 네 번째로 긴 강인 주장은 광둥성 남부에 광활한 삼각주를 형성한 뒤 남중국해로 흘러들어간다. 이 삼각주의 동쪽이 홍콩이고 서쪽은 마카오다. ‘바다 실크로드’의 기점인 광둥성에서 고대 이래 해상교역이 발달한 이유다.

개혁개방 초기인 1980년 홍콩과 인접한 선전과 마카오에 인접한 주하이에 중국 최초의 특구가 설치됐다. 그 이후 싼 임금과 땅값, 파격적인 우대조건을 무기로 해외 자본과 기업을 유치함으로써 ‘주장의 기적’을 일궈냈다. 이 지역의 대표적 산업은 연간 승용차 생산대수 230만 대에 이르는 자동차 산업이다. 도요타·닛산·푸조·피아트 등이 이 지역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

 2016년이면 주장 델타에 또 한번 도약의 발판이 마련된다. 바다를 가로질러 홍콩과 주하이·마카오를 잇는 ‘강주아오대교’가 개통되기 때문이다.

지금은 세 지역이 바다로 분리돼 있어 각 지역 간을 육로로 오가려면 역V자형으로 쑥 들어간 광저우로 우회하는 길밖에 없다. 광둥의 오랜 숙원인 이 다리가 개통되면 현재 자동차로 약 3시간이 걸리는 홍콩~주하이 간의 이동 거리가 20분대(30㎞)로 단축된다. 주장 델타의 전 지역은 말 그대로 1시간권 이내로 연결된다. 이처럼 획기적인 물류·관광 인프라 구축으로 주장 델타 지역의 GRDP가 600억∼1000억 위안이 늘어나는 효과가 기대된다.

 광둥의 고민은 주장 델타와 기타 지역 간의 격차가 너무 크다는 점이다. 주장 삼각주가 광둥성 GR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5%에 이른다. 반면에 광둥성의 나머지 동·북·서부 지역은 평균소득이 중국 전체 평균에도 못 미칠 정도로 낙후돼 있다. 따라서 주장 델타 이외 지역의 경제 수준을 끌어올려 균형 성장을 도모하는 게 광둥성의 큰 과제로 떠올랐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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