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김무성 대표, 너무 시달려 … 동지애 느낀다"

여야 당 대표 및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회의실에서 만났다. 왼쪽부터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이완구 원내대표. [김상선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우리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께서 신년 기자회견 할 때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해 감동받았다. 문 위원장, 우윤근 원내대표를 매우 사랑한다.”(웃음)

　▶문희상 위원장=“사랑 (얘기) 하면 (여당) 이중대 소리 나온다. (준비한 메모지를 펼치며) 오늘은 작정하고 왔다. 청와대가 전체적으로 무너지고 있다. 공직 기강의 총본산이어야 할 청와대가 문고리 3인방, 십상시에 이어 일개 행정관이 국정을 들었다 놨다 하는 기막힌 현실….”

　▶김 대표=(그만하라는 뜻으로 옆에 앉은 문 위원장의 손을 잡고 흔들어)

　▶문 위원장=“(메모지 낭독을 그치면서) 청와대는 총체적 공직 기강해이에 대한 통렬한 자기비판이 있어야 한다. 김 대표가 너무 시달려 뜨거운 동지애를 느낀다.”

　15일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실에서 벌어진 장면이다. 문 위원장이 발언할 때 김 대표는 멋쩍은 웃음을 띠었다. 두 사람은 이날 원내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양당 원내대표들과 합동회동을 했다. 하지만 초반 화제는 김 대표의 ‘문건 배후 K, Y’ 수첩 메모에 관한 것이었다.

　새누리당은 음종환 전 청와대 행정관이 ‘정윤회 문건’ 유출의 배후로 김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언급했다는 수첩 메모 파문을 가라앉히려 애썼다. 회동에 앞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선 참석자들 누구도 그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당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김 대표와 가까운 김성태 의원은 라디오에 나와 “청와대 비서진들의 인식 변화가 시급하다”며 “김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을 잘 모시려 하는데, 청와대가 삐딱하게 쳐다본다면 김 대표인들 재주가 있겠느냐”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새정치연합은 수첩 메모 파문을 이슈화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청와대의 전면적 인사 쇄신이 없다면 국정농단이 계속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범계 의원은 “음 전 행정관의 행동은 청와대 행정관의 행동 수칙을 넘어섰다”며 “공직기강비서관이나 민정비서관이 해야 할 일까지 자신이 나선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유승민 의원은 ‘청와대가 어떻게 내가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만난 걸 알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며 “정치 사찰, 민간인 사찰의 증거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글=권호·이지상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