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물가 2∼3%선억제 낙관|원유수입비 7∼8억불줄어|우리경제 유가인하로 얼마나 덕을보나 문답풀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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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OPEC(석유수출국기구) 의 산유국이 원유가격을 배럴당 5달러씩 내리기로 확정함에따라 국내경기에는 플러스요인과 마이너스요인이 생기게된다. 정부는 산유국으로부터 정식으로 유가인하를 통보받으면 곧 국내유가를 내릴 예정이다. 원유가인하에따른 국내경제의 파장을문답식으로 풀어본다.<경제부>

<경제운용계획>
-유가가 5달러나 떨어지면 경제운용계히획도 수정해야하는가.
▲이미 수정작업이 개시되었다. 당초 올해 경제운용계획은 유가가 배럴당 34달러 수준을용 유지할 것으로보고 짠것이기 때문에 손질이 불가피하다.
원유값 인하에 따라 직접 영향을받는것은 물가와 국제수지다.
국제원자재가격과 국제금리 동향등도 참작해 경제운용계획을 수정할예정이다.
-올해 물가는 목표선을 훨씬 밑돌지 않겠는가.
▲원유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를 원료로 하는 주요 공산품 가격들이 내림세를 보일것이다. 이에따라 올해 물가는 당초 목표로했던 2∼3%선에 머물거나 이보다 약간낮은수준으로 떨어질것이다.
처음 경제운용계획을 만들때는 물가목표선을 다소 낙관적으로 보았기때문에 비록 유가가 5달러 하락한다하더라도 2∼3%선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수지 적자폭은 얼마만큼 풀어둘것인가.
▲작년도 원유 수입비용은 모두 60억9천7백만달러였다.
총수입량은 약l억8천만배럴. 배럴당 5달러 내릴경우 원유 수입에따른 달러지출도 줄어들어 20억달러로 잡았던 경상수지 적자폭이 12억∼13억달러로 줄어들게된다.
-물가가 내려가면 세금도 상당히 줄어들것 아닌가.
▲부가가치세 뿐만아니라 특별소비세및 관세에 따라 붙는 방위세가 예상보다 덜 걷히는 것은 당연하다.
원유가격하락으로 약1천4백억원의 세수결손을 일으킨다.
이 세수부족액을 무얼로 메우느냐가 문제다.

<해외건설>
해외건설은 어떻게 되나.
▲해외건설만은 불리해진다. 우리나라 해외건설의 주시장이 중동산유국인데 원유값이 내리면 수입이 줄어 재정이 어려워질것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어떤영향이 오나.
▲우선 오일달러가 줄면 종전처럼 그렇게 많이 공사를 발주하지못할 것이다. 그러면 우리의 공사수주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둘째는 현재 하고있는 공사의 대금지불이 늦어지거나 잘 안될것이다. 세째는 벌여놓은 공사를 취소하거나 규모를 줄일지도 모른다. 어띠한 경우든 우리로서는 대단히 바람직하지 못하다.
-우리나라의 해외건설진출상황은 어떤가.
▲우리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 리비아 이라크 쿠웨이트 바레인 UAE등 중간산유국과 동남아·남미등 32개국에 58개업체가 진출, 17만명을 취업시키고있다. 지금까지의 수주고는 총5백조억달러, 공사잔액은 2백50억달러선이다.
-중동진출상황은.
▲중동은 14개국에 54개업체가 진출하고 있으며 전체수주고의 90%이상을 차지하고있다. 이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가 전체 수주고의 65%나 된다.
-원유가격인하로 인한 각국 사정은 어떤가.
▲중동중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가 가장 큰 시장이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자금사정이 비교적 괜찮아 큰영향은 없을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라크와 리비아다. 이라크에는 현재 9개회사가 나가 28억달러, 리비아에는 3개회사가 30억달러어치의 공사를 하고있다. 그러나 이라크는 이란과의 전쟁때문에, 리비아는 구내외정치서정으로 기름값이 떨어짐으로써 영향을 받을것이 틀림없다.
-정부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배럴당 5달러 내렸다고 딱 부러지게 우리의 해외건설이 얼마나 줄어들것이라고 전망하지는 못하고있다.
그러나 올해 1백억달러어티를 수주하려던 계획은 어려울것같다.
이에따라 정부도 신규수주 보다는 현재하고있는 공사를 확실히해 틀림없이 돈을 받아내고 대금지불이 확실한것만 수주하도록 방침을 바꾸고 있다.
-해외건설업체의 대책은.
▲우선은 신규수주보다 진행중인공사관리에 역점을 두고 17만명이나되는 인력도 재조정될것같다.

<수출입>
-유가가 5달러내리면 우리의 수출은 어느정도 늘것으로 기대되는가.
▲유가인하에따라 대중동수출이 주는대신 기타국가에대한 수출이 늘어날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상공부는수출증대기대액과 감소예상액이 거의같은 수준으로 예상해 기름값이 내려도 자체수출신장은 크게 기대할수없을것으로 전망하고있다.
-구체적으로 배럴당29달러 유가체제하에서 세계교역은 어떻게 된다는것인가.
▲세계교역량은 1%이상 늘어날것으로 기대된다는것이 전문기관의 예측이다. 또 비산유개도국도 2%정도의수출증대가 기대되어 한국의 올해수출은 전체적으로 4억5천만달러정도 늘수있다는 계산이 나올수있다.
그러나 산유국의 외화수입감소로 지난해 19억달러에 이르렀던 대중동수출이 올해에는 17억∼18억달러로 감소가 우려된다.
전문기관의 이런 예측이 맞아떨어지면 이번 유가인하에따른 수츨증대기대수치는 2억∼3억달러정도에 그칠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공산품가격>
-공산품가격은 내리게되는가.
▲내릴것이확실하다. 원유가격인하로 유류의 원가비중이높은 공산품의 가격에 직접인하요인이 생긴다. 또 벙커C유는 전력요금의원가비중이 47%인만큼 전력료금인하에따른 공산품가격의 인하요인이 추가로생기게되어 공산품가격은 유가-전력료인하에따른 상승인하요인이 생긴다. 시멘트·판유리·비철금속·전기동등 값이 내릴것같다.
-석유화학은 어떤가.
▲나프타가격을 얼마만큼 내리느냐에따라 석유화학관련제품의 국제경쟁력이 결정된다. 나프타가격은 우리가대만보다 많이 비싸다. 또 산유국을 비롯, 미국·일본등 석유화학선진국들은 국제시장에서 유화원료·제품의덤핑공세를 해왔다. 이번 유가인하폭을 선진국들이 자국산제품에 많이 반영하고 우리는 소폭으로 반영하면 종전보다 경쟁력이 더 약화된다. 그때문에 가동초기단계에서 고전하고잇는 여천석유화학단지의 가동률제고를 위해서는 이번유가조정때 과감히 나프타가격을 내려달라는것이 업계의 요망이다. 그래야 합성수지제품·화섬제품등의 수출증대가기대된다는것이다.

<가계와자동차>
-자동차의 경우 기름값은 얼마나 적게드는가.
▲현재 정부의 방침은 자동차연료로 쓰이는 휘발유·경유등의 가격은 내리지않거나 내려도 소폭에 그칠 방침이다. 따라서 연료비에는 빌 영향을 못미칠듯하다.
-만약 정부가 휘발유값을 3%정도 내린다면어떠한가.
▲영업용택시의 경우 하루4백80㎞를 달린다치면 현재 2만6천4백원에서 7백90원가량 줄어든 2만5천6백10원이 든다. 자가용의 경우 하루60㎞를 달린다고 잡으면 현재3천3백원에서 1백원이 준 3천2백원이든다.
-기름보일러를 쓰는 단독주택의 경우 어떤 영향이 있는가.
▲경유값에 큰 변동이 없을것으로보여 현재와같은 수준이될것같다. 그러나 만약 3%가 내린다치면 30평 단독주택의 경우 한겨울동안에 5드럼의 경유를 써 28만3천원이 들었던것이 8천4백90원이 줄어들어 27만4천5백10원이면 된다.
-전력요금은 어떻게되나.
▲벙커C유의 값을 12∼15% 내리는 것으로 기준하면 벙커C유가 우리나라의 전력요금구성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약47%이므로 전기요금은 5·6∼7%가량· 낮출수 있게된다.

<증권시장>
-국내증시 전망은.
▲증권가에서는 앞으로있을 유가인하에 별다른기대를 걸고있지는 않다. 연초부터 유가인하의 폭이나 일정등이 대부분 기정사질화 돼버렸기때문에 이로 인한 기대효과는 이미주가에 반영되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유가인하가 현재 방침으로서는 벙커C유·나프타등 일부 유종에 집중 반영될 것으로 보여 업종에따라 약간의 부심이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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