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연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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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실로 오랜만에 무지개다. 무려 10년 가까이나 거인의 목을 조르던 불황이 이제 서서히 물러가고 있는 것도 같아.
우선 지난 한두달 사이에 미국의 경제지향들이 꿈틀거리는 징조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겨울에 주택착공 건설이 대폭 늘어나는가하면(전년 동월비 96%) 광공업 생산 지수도 연 두달 상승을 계속하고 있다.
소보상의 보상설 증가, 승용차의 신규 등록 댓수 증가도 모두 길조다.
여기에 원유상 부담마저 줄어들면 미국의 경제는 한결 기운이 날 것 같다.
「레이건」대통령도 최근 웃는 얼굴이 자주 눈에 띈다.
「미국의 기업에 르네상스」를 가져올 『경제 회복의 무지개』가 불황을 밀어내기 시작했다는 연설도 했다.
어두운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는 것 만해도 반가운데, 무지개까지 보인다니-.
바로 이 「무지개」 연세중엔 우리도 귀담아 들을만한 대목이 많았다.
지난 3일 샌프란시스코의 코먼웰드 클럽에서 행한 이 연설에서 「레이건」은 구절구절 자유주의 경제를 찬양했다.
- 『정부는 사직을 되찾아 시장에 총제 대신 경쟁을 되살리려 노력해왔다』
- 『우리 행정부가 기업의 적이 아니고 파트너(동반자)라는 사실을 기업들이 인색하게 되면 수출쪽으로 눈을 돌릴 것이다』
「레이건」만든 말은 아니지만, 명언집에라도 넣고 싶은 대목들이다.
「레이거노믹스」의 이론적 기둥이 되고 있는 「밀턴·프리드먼」교수 (미스탠퍼드대)의 역저 『선택의 자유』모 중점은 바로 여기에 있었다.
「레이건」이 『상식을 되찾아…』 운운하는 유머까지 구사한 것은 더욱 인상적이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통제보다는 개방을, 위축보다는 탈출을 모색하는 적극적인 은고방식은 역시 미국답다. 어떻게 보면 악천적인 기질이다.
「레이건」은 바로 이 연설에서 역시 기술혁신의 필요성을 거듭을 강초했다.
미국은 이미 기업들의 연구개발을 장려하기 위해 그 비용에 대해서도 25%의 세금 감면 해택을 주었었다.
그런 조치의 성과들이 요즘 곳곳에서 『새싹처럼 돋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불황기에 기술혁신에 용두하고, 신규투자에 대담해야 한다는 교훈용 지금 미국에서 보고 있다.
그러나 「레이건」 대통령은 아직도 기본연구비의 증액이 더 필요하고, 중급학교에서도 과학과 수학과목을 보다 중점적으로 교육해야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그것은 컴퓨터 개발의 필수적인 요건이기도 하다.
모잠만 해도 벌써 중학교에서부터 퍼스널 컴퓨터를 커리큘럼속에 포함시키고 있다.
오늘 미국이 다시 무지개를 보기 시작한 것도 그런 노력의 축적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나라가 뚫고 나가야할 장벽들이 얼마나 높고 두터운가를 새삼 절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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