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유학시험 채점 잘못됐다"|1점차 낙방생측 확인요구로 드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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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문교부가 백기를 들고 결과적으로 4명의 추가합격자를 내지 않을수 없게된 83학년도 국비 유학생선발시험 채점착오 소동은 국회임재정의원의 아들이 1점차로 불합격된데서 비롯됐다.
임의원의 항의로 4명은 뜻밖의 행운을 얻었지만 재채점결과로도 임의원아들은 당락에 영향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임의원은 지난2일 이규호문교부장관을 찾아 자기아들의 답안지및 채점결과를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올해 서울대대학원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아들이 이번에 항공학 분야의 시험에 응시했으나 총합격자 97명 가운데 3명을 선발한 해당 분야에서 1점차이로 4등이 되어 낙방한 경위를『눈으로 확인하고 싶다』고 희망했던 것이다.
이장관이 『시험지는 공개하지 않게 돼 있다』며 난색을 표명하자 임의원은 『국회의원은 자료제출을 요구할 귄리가 있다』고 맞섰고 그러는 가운데 피차 얼굴을 붉히는 상황에 이르게까지 됐다고.
설왕설래 끝에 문교부는 임의원이 문공위소속위원이고 채점결과에 자신이 있다는 판단도 감안, 시험지 및 답안지를 복사해 보여 주었다.
임의원은 밤새워 문제를 분석한 결과를 휴대하고 이튿날(3일) 다시 이장관을 방문, 영어(22)번 문제등 여섯문제의 채점이 잘못 됐다고 들이됐다.
(22)번의 경우 임의원이 갖고 있는 2명의 수험생이 똑같이 「Circumstances」라는 단수에 ○표를 했는데 A군은 맞게, B군은 틀리게 채점 됐다는 것이다.
이같은 지적에대해 문교부는 할말이 없었다.
정답은 이단수가아니고 복수인 「Circumstances」였던 까닭이다.
(17)(18)(33)(36)(39)등도 정답을 오답으로 채점했거나 오답을 정답으로 처리했다고 임의원은 주장했다.
궁지에 몰린 문교부는 임의원아들의 시험지를 우선 다시채점, 잘못된 점이 발견되면 구제해 주는 것으로 무마하려고했다한다.
그렇지만 (22)번문제에서 감점을당해 오히려 l점이 깎이게 됐다는 것이 문교부 관계자의 얘기다.
상황이 이렇게되자 문교부는 재점검에서도 아들의점수가 합격권에 들지 못한점을 들어 임의원이 더 이상 문제 삼는 것을 만류하려 했고 그 자리에서 임의원은 일단 흥분을 가라앉히고 돌아갔다.
7일 오전 임의원이 『국비유학생 선발시험에 부정의 확증이있다. 정부당국은 그진상을 철저히 규명하여 전모를 백일하에 밝히라』고 나섰을때에야 문교부는 일을 신속하고도 명쾌하게 매듭짓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임의원은 준비된 유인물을 통해『합격자들의 총점란을 지우고 다시쓴흔적이있으며 불합격자들의 경우는 점수를 누락시킨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임의원은 『여섯문제의 채점이 잘못된 사례는 영어답안지 두장에서 추출되었는바 과목에따른 여타의 수많은 답안지를 채점토할경우 얼마나 많은 문제점이 재기될것인가는 국민의 추측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일이 이렇게 진전된 뒤에야 문교부는 영어과목의 재채점을 서들러 의뢰했고 그로인해 4명의 다른 수험생들이 추가합격하게 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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