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수수 휘발유 사세요" 브라질, 고유가 맞아 대대적 판촉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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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시대를 맞아 브라질이 특산 대체에너지인 '사탕수수 휘발유'세일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탕수수 휘발유란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에탄올을 차량 연료로 쓰는 걸 말한다. 브라질 언론은 13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비싼 보통 휘발유 대신 값싼 사탕수수 휘발유를 많이 쓰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중남미 8개국 정상을 초청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룰라 대통령이 전날 과테말라를 방문해 8개국 정상들과 만난 자리에서 브라질 초청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다. 8개국은 과테말라.코스타리카.엘살바도르.파나마.온두라스.니카라과.도미니카공화국.벨리즈 등이다. 브라질 정부는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고 외화를 절약하기 위해 1975년부터 사탕수수 휘발유 보급을 국책사업으로 추진해 왔다. 지난해 브라질에서 판매된 차량 연료 중 사탕수수 휘발유의 비중은 25% 정도였으나 올 들어 휘발유값이 치솟으면서 5월부터는 그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브라질에서 사탕수수 휘발유 가격은 보통 휘발유의 절반에 불과하다.

룰라 대통령은 "중남미 국가들이 원하면 사탕수수 휘발유 생산 기술도 적극 이전할 용의가 있다"고 약속했다. 룰라의 제안은 사탕수수 휘발유 개발국이자 최대 생산국으로서 주변국에 수출을 늘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토니 사카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거의 모든 중미 국가에서 사탕수수가 대량 생산되는 만큼 브라질의 제안은 대체에너지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 연료용 에탄올 최대 생산국인 브라질은 지난해 전 세계 수출량의 절반을 차지했으며, 금액으로는 23억2000만 달러에 달했다.

브라질 정부는 2010년까지 '플렉스'(휘발유와 에탄올 겸용) 차량의 판매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75%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도요타는 폴크스바겐 등에 이어 6월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 시장을 겨냥해 플렉스 차량 개발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플렉스 차는 휘발유와 에탄올을 한 연료탱크에 주입할 수 있도록 돼 있는데, 고유가 시대를 맞아 휘발유와 전기를 같이 쓰는 하이브리드 차량과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심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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