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꾼들 이색 봉사활동 매월 불우이웃 찾아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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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 실은 노래봉사단’이 13일 광주 벧엘요양원을 찾아 공연을 하자 노인들이 흥겨워 하고 있다. 양광삼 기자

'사랑 실은 노래봉사단'(단장 김효중.47)이 13일 오전 노인요양시설인 광주 서구 풍암동 벧엘요양원을 찾았다. 봉사단원 30여명은 요양원과 인근의 노인 160여명을 요양원 강당에 모시고 공연을 펼쳤다.

광주패밀리랜드 안무팀의 댄스공연을 시작으로 단원들의 노래가 이어졌다. 민요 메들리, 가야금 병창, 코미디 한마당, 에어로빅 쇼도 펼쳐졌다.

박수와 웃음소리 속에 할아버지.할머니의 노래자랑도 벌어졌다. 할머니들은 봉사단원과 어울려 무대에서 한바탕 춤 솜씨를 뽐냈다.

봉사단원 유부희(36.주부)씨는 "어르신들이 즐거워하시는 것을 보고 매달 행사에 빠지지 않고 나온다"고 말했다.

KT 전남본부 사랑의 봉사단 20여명도 행사장 안팎에서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휠체어로 모시고 참석자들에게 음료와 떡을 대접했다. 미르치과병원 윤창 원장과 간호사들은 무료 출장진료를 펼치기도 했다. 이들 봉사단과 KT전남본부 등은 쌀과 과일.굴비 등 위문품과 성금도 전달했다.

요양원에서 생활 중인 박넘예(70) 할머니는 "한동안 적적했는데 젊은이들과 함께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니 한결 젊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사랑 실은 노래봉사단은 KT전남본부에 근무하는 김 단장이 1993년 9월 방송국 가요제 등에 나가 수상한 주부.회사원.교사.공무원 등 60여명을 모아 만들었다. 10여년이 지나면서 봉사단 단원은 120여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소외된 이웃에게 사랑을'이란 구호를 내걸고 장애인시설.양로원.고아원.재활원 등을 매달 한 차례 방문, 위문품을 전달하고 2시간씩 공연을 해 왔다. 13년째 361회 공연을 펼쳤으며 위문금과 위문품 전달액만도 3억9000여만원에 이른다.

김 단장은 "노래로나마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주변의 도움으로 공연을 끝마치고 나면 매번 뿌듯한 마음으로 다음 행사를 준비한다"고 말했다.

천창환 기자 <chuncw@joongang.co.kr>
사진=양광삼 기자<yks23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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