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사관 앞에서 시위하는 위안부들은 북한 공작원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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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표적 보수단체 간부가 공개석상에서 수년째 항의집회를 벌여온 한국인 종군위안부들을 '북한 공작원'으로 지칭해 파문이 일고 있다.

망언의 주인공은 일본 우익단체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 부회장인 후지오카 노부카쓰(藤岡信勝) 다쿠쇼쿠대 교수. 지난 10일 '일본은 역사 교과서에서부터 바로 선다'라는 주제로 열린 새역모 주최 강연회에서 그는 "지금 한국에선 종군위안부들이 정기적으로 일본 대사관 앞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북한 공작원이라는 말을 들었다. 나도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사진).

이 같은 사실들은 KBS '시사 투나잇'취재팀이 강연장인 도쿄 분쿄 시민단체 대강당에 잠입 취재해 11일 밤 방송하면서 밝혀졌다. 새역모 교과서의 검정 통과를 자축하고 채택률 10% 이상 달성을 결의하기 위한 이날 행사엔 새역모 간부들과 고모리 요시히사 산케이신문 편집위원 등 쟁쟁한 우익인사들이 참여했다.

한편 KBS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이 보도되자 프로그램 홈페이지는 물론 각종 인터넷 사이트엔 분노한 한국 네티즌들의 글이 빗발치고 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도 성명을 내고 후지오카 새역모 부회장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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