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탁구 양영자 (이일여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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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세계정상탈환에 몸부림치고 있는 한국여자탁구의 기대를 한 몸에 모으고 있는 양영자.
최근 10년동안 번번이 두터운 중공벽에 막혀 세계정상의 문턱에서 좌절을 맛보았던 한국여자탁구는 제37회세계선수권대회 (4월28∼5월9일·동경)를 앞두고 양에게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아직까지 기량이 부족한 것은 틀림없지만 중공선수에 대한 불안감은 없어요. 얼마남지 않은 기간이지만 결점을 보완, 후회없는 경기를 치르고 싶어요.』
19세의 어린나이 답지 않게 차분한 표정으로 「타도중공」의 기수가 될 것을 굳게 다짐한다.
이에리사-정현숙, 이수자-김경자등의 슈퍼스타가 사라진 후 국내여자탁구계에서는 유일하게 그녀만이 중공과 대적할 수 있는 재목으로 손꼽히고 있다.
81년4월 유고 노비사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고2년생으로 대표선수가 되었던 양은 스칸디나비아오픈탁구대회 여자단식 16강에서 중공의 유망주 진리리를 2-1로 꺾어 기염을 토하기도 했고 뉴델리 아시안게임 여자단체전 결승에서 중공의 조연화에게 2-l로 분패, 현 국내선수중 중공에 가장 접근하고 있다. 『올해는 저에게 「제2의 도약의 해」가 되도록 할 계획이예요. 최근 오른쪽 팔꿈치가 아파 좋은 성적은 내지 못하고 있지만 차츰 정상적인 컨디션을 찾아가고 있어요. 한번 기대를 해보세요.』 지난해 8월 제2회 서울오픈대회 여자단식챔피언이었던 양은 2월 졸업과 동시에 제일모직에 입단케 됨으로써 새로 시작하는 각오로 실업무대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그녀가 남달리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은 국내선수로서는 드물게 힘의 탁구를 구사하고 있기때문.
여자선수로서는 비교적 두꺼운 3㎜라버(보통2·2㎜)를 사용하면서 스카이서브에 이은 파워드라이브가 일품이며 백스매싱은 국내 여자선수중 최고를 자랑한다.「제2의 이수자」로 불리는 양이지만 아직도 끈기가 부족하고 경기운용이 미숙, 연결동작이 느리다는 평을 듣고 있다.
『중공선수에 비해서는 서브가 특히 뒤지는 것 같아요. 이번 세계대회에서도 유럽벽을 뚫고 일본·북한에 승리, 중공과 한번 겨뤄봐야지요.』
양은 삼성체육관에서 하루 4백∼5백개의 서비스연습으로 스카이서브의 다양화를 꾀하고 있으며 6시간의 강훈에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있다.
윤상문 전국가대표여자팀코치 (제일모직) 는 『슈퍼스타가 될 재목임에는 틀림없다. 기본기를 다시 익히고 공격반경을 넓히는 것이 시급하다. 이번 대회에는 큰 기대를 갖지 않지만 85년 세계대회와 86년아시안게임에서는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고.
글 임병대기자|사진 채흥모기자 <끝>

<양영자 신상메모>
▲생년월일=64년 7 월 6 일
▲고향=전북 이리시
▲가족관계=양병권씨(67·상업)와 박복엽씨(56)의 3남3녀중 막내
▲학교=이리남성국교→이일여중→이일여고 3년
▲체격=키 166㎝, 몸무게58㎏
▲혈액형=O형
▲취미=음악감상, 기타연주
▲좋아하는 음식=탕수육
▲포부=세계 여자챔피언
▲성격=명랑쾌활한 편이나 고집도 셈
▲좋아하는 선수=이수자(제일모직·탁구) 김수옥(농협·테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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