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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완영씨 시조 짓기 운동 저변 넓어져 힘 솟아|민족문화의「뿌리」…지도층이 앞장서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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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약력▲경북 금릉 출생(63세)▲60년「현대문학」에「애로」로 데뷔▲시조집『채춘보』등 출간. 대표작『조국』『산이 나를 따라서』『산거일기』『어머님 가신 후로』등▲한국시조인협회 부회장 등 역임.
『올해는 시조운동이 저변 확대될 수 있는 해로 생각됩니다. 중앙일보사에서 벌이고 있는 시조 짓기 운동이 3년째 접어들었고, 청소년연맹에서 시작한 시조운동도 뿌리를 내리게 되겠지요.』
시조운동이 문단의 몇몇 시인들에 의해 외롭게 이루어졌던 수년전과는 달리 사회적 관심 속에 확대되고 있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어 기쁘다고 정완영씨(시조시인)는 말한다.
이제 이 운동이 기반을 잡았으니 앞으로 어떻게 효율적으로 해나갈 수 있는가를 생각하여야 할 것이라고 말하는 정씨는 그러면서 문화인·사회저명인사들의 시조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야한다고 강조한다.
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솔선수범이 이루어질 때 많은 동조자룰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
이를 위해 시조운동을 벌이고 있는 시인이나 단체는 그들을 위한 강좌나 대담을 마련하여 시조가 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인가, 민족문화의 뿌리인 시조가 왜 되살아나야 하는가를 알려주는 작업을 했으면 하고 바랐다.
『예를 들어봅시다.「동참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라는 시조는 조선 숙종 때의 영의정 남구만이 지은 권농가입니다. 또「풍파에 놀란 사공 배 팔아 말을 사니」는 병조판서를 지낸 장만이 경세의 뜻이 담긴 시조입니다. 그들이 이 같은 시조를 썼다는 것은 오늘의 눈으로 보면 경이롭게 까지 보입니다만 그 당시로서는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들 문화인·지도층이 시조를 지었기 때문에 일반에까지도 널리 퍼져 나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문화인·지도층인사의 시조에 대한 몰이해가 근본적으로 해소될 때 시조운동은 꽃필 것이라는 생각이다.
정씨는 이와 함께 문교정책의 전환도 있어야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교육을 통해 우리문학의 뿌리라는 것을 알려야하는데 지금은 교과서에 시조 몇 수를 싣는 것으로 그치고 있다는 것.
우리의 가락으로서의 시조의 중요성을 교육을 통해 충분히 주지시키도록 교육지침을 세우는 것이 시급해졌다는 생각이다.
『청소년연맹에서 지금 각급 학교 국어교사를 대상으로 시조강연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 교사들의 시조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때 자연히 학생들에게 시조의 중요성을 가르칠 수 있게 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전국 95개 중·고등학교학생을 대상으로 시조강연을 하고 있는데, 머지않아 그들을 텅해 시조가 널리 보급될 기틀이 만들어지리라 생각됩니다.』
외길로 시조에만 몸바쳐 온 정씨는 지금 시조를 되살려 놓는 일이야말로 긴 눈으로 볼 때 민족문화를 되살리는 일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민족사는 요약하면 문화사가 되고 문화사의 뿌리는 나라 시이며, 그것은 시조임을 보다 많은 사람이 이해하게 되기를 그는 바라고 있다. 그는 지난해 뜻을 같이하는 많은 시조인과 함께 지방 곳곳에서 열리는 강연회에 참석하였고, 시조를 위해 그가 필요한 곳에는 언제라도 나갔다. 올해도 그는 확대되어 가는 시조운동에 발맞추기 위해 쉴 틈이 없을 것이다.<임재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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