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감자꽃을 피워요] "동전만 모아 보내도 북한 어린이에 큰 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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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중앙일보와 월드비전이 주최한 ‘사랑의 감자꽃을 피워요’ 모금 캠페인 출범식에 참석한 학생들이 감자 화분으로 바닥에 그려놓은 한반도 지도를 채우고 있다. 박종근 기자

중앙일보와 국제 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이 공동 주최하는 '사랑의 감자꽃을 피워요' 모금 캠페인 출범식이 1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앞으로 석 달 동안 진행할 이번 캠페인은 북한의 우량 씨감자(감자종자) 증산 계획을 지원해 북한 스스로 식량난 해결의 전기를 마련토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 유재건.서갑원 의원, 중앙일보 권영빈 사장, 월드비전 김선도 이사장, 박종삼 회장.오재식 전 회장.박상원 홍보대사, 정정섭 한국해외원조단체 협의회 회장 등 6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출범식, 감자꽃 화분 진열, 감자요리 전시 및 시식 순으로 1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 "남북 동질성 회복 기여"=박종삼 월드비전 회장은 개회사에서 "월드비전과 북한 농업과학원.민족경제협력연합회는 올해부터 밭에서 씨감자를 증식시키는 단계에 들어갔다"며 "캠페인 후원금은 씨감자 생산 사업의 성공에 필수 요소인 비료와 농약 지원을 위해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씨감자가 북한 전역에 보급되면 해마다 400만~600만t의 감자 생산이 가능해 연간 200만t이 부족한 북한의 식량난을 어느 정도 해결하는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장관은 축사에서 "북에는 냉동 보관 설비가 모자라는 만큼 오래 보관하지 못하는 감자를 보내는 것보다 씨감자를 북에서 생산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며 "이는 고기 잡는 방법과 기술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월드비전과 중앙일보가 펼치는 씨감자 생산 지원 운동은 북한의 식량 문제를 해결하고 (북한) 동포를 돕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유치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에서 동전 모으기 캠페인을 통해 북한의 어린이를 돕는 것이야말로 우리 민족 하나 되기 운동"이라고 덧붙였다. 유재건 의원은 "씨감자 보내기 운동은 남북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감자 요리 전시회 큰 인기=행사장 오른쪽에 마련된 남북 감자요리 전시회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들은 감자 송편.떡.경단.꽈배기, 야채 비빔 감자밥 등 북한의 감자요리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들 요리는 한춘섭(53) 선푸드 대표이사와 이순옥(49) 한국관광대 교수, 봉준호 롯데호텔 조리팀 과장 등 전문 요리사 10여 명이 한 달 동안 준비했다. 이 교수는 "오늘 전시된 요리는 북한 주민들이 실제 주식으로 먹는 음식"이라면서 "이번 캠페인이 남북한이 음식 문화 차이를 극복하고 먹거리를 통일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곳을 지나다 감자 요리를 시식한 한충식(33)씨는 "기대 이상으로 입맛이 당긴다"고 말했다. 유재건 의원은 "감자요리를 먹어 보니 한끼 식사로 충분하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광장에 그려놓은 한반도 지도를 감자꽃 화분 300개로 채우는 행사도 열었다.

고수석.정용수 기자 <sskom@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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