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박춘봉 제3의 장소에 살면서 시신 훼손

중앙일보

입력

수원 토막시신 사건의 피의자 박춘봉(56)이 제3의 장소에 머물면서 시신을 훼손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신이 훼손한 곳에서 살기 싫다는 이유에서다.

17일 경기경찰청 수사본부에 따르면 박씨는 피해자인 내연녀 김모(48)씨를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26일 오후 2곳의 월세방을 얻었다. 한 곳은 이날 오후 6시에 얻은 교동의 월세방으로 김씨의 시신을 훼손한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나머지 한 곳은 오후 10시쯤 월세방에서 1km 떨어진 수원역 인근 여인숙을 얻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씨는 한달치 비용을 모두 지불하고 일명 ‘달방’을 얻었다. 경찰은 “시신을 훼손한 곳에서 살기 싫어 방을 얻었다는 박씨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박씨가 지난 3일까지 여인숙에서 먹고 자면서 시신을 훼손하기 위해 교동 월세방을 오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17일 오전 10시부터 박씨가 김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것으로 추정되는 매교동 주거지와 교동 월세방 등에 대한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또 오후에는 시신을 버린 수원천과 팔달산, 오목천동 야산 등에 대한 현장검증도 실시했다.

경찰은 현장검증 과정에서 박씨가 매교동 주거지에서 머리와 팔·다리 등을 훼손한 뒤 가방에 담아 교동 월세방으로 수차례 옮긴 것을 재확인했다. 이날 현장검증에서 피해자 대용으로 사용된 마네킹이 몸통과 팔·다리가 분리된 채 경찰에 의해 바깥쪽으로 옮겨지는 장면이 취재진에 목격됐다. 경찰은 “아직 (훼손한 시신을) 옮긴 정황이 담긴 CCTV를 확보하지 못했지만 박춘봉이 가방에 담아 월세방으로 옮겼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수원=임명수 기자 lms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