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문학상 수상한 최인호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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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72년 『타인의 방』으로「현대문학상」을 받았던 최인호씨가 10년만에 올해「이상문학상」수상자로 결정되어 두 번째 문학상을 받게됐다.
우리 나라에 문학상이 상당히 많은 편이고 최씨가 데뷔한지 15년, 30여권의 소설을 내고 『타인의 방』 『잠자는 신화』등 문학성 높은 작품과 『별들의 고향』등 서울의 종이값을 올린 화제작을 낳은 작가인 것을 생각한다면 문학상들이 최씨를 피해갔다는 생각이 들게끔 한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12회 정도 문학상후보에 올랐다가 어찌됐는지 번번이 빠졌다고도 한다.
왜 그럴까. 「청년문화론」의 기수가 되고 70년대적 현상(도시화와 소외문제 등)을 반짝이는 언어로 써낸 최씨가 대중적 인기라는 쪽에서 너무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일까.
『70년대가 지나고 나서. 나이가 40이 되고 나서 이 상을 받아서 기쁩니다. 문학을 열심히 하라고 고무해주는군요.』 언제나 한결같은 솔직한 말투로 수상 소감을 말하는 최씨는 『사실을 말하자면 상을 못 받은 것에 대해 개인적인 피해의식을 느꼈고 그 때문에도 작품을 힘들여 쓰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도전의식을 가졌다는 것이며 순수문학의 외길로만 걸어왔다면 오히려 안주하고 매너리즘에 빠져버릴 수도 있었다는 뜻이 되겠다.
수상작『깊고 푸른 밤』(문예중앙 봄호)은 스스로 무엇인가 해낸 것 같은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다고 한다.
70년대의 선두주자가 되었던 최씨는 앞으로의 전개에 대해 『나이에 어울리게 의식이 깨어있으면-그 상황의 파수꾼이 되어있으면-새로운 창작의 세계가 열릴 것으로 생각한다』 고 말한다. 최씨는 앞으로 역사소설도 쓸 계획으로 구상 중이라고 밝힌다. 후백제·신라시대의 신화적인 이야기 등 등.
최씨는 요즈음 올 여름까지 중앙일보에 연재했던 『적도의 꽃』을 단행본으로 내기 위해 개작하고 있다. 3천여장 중 7백여장을 빼내고 4백30여장을 다시 쓰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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