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중의 납성분이 어린이 뇌장애 일으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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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국의 일부 의학자들은 대기중의 납성분이 어린이의 뇌장애를 일으킬수 있다고 주장하고, 미환경보호국(EPA)이 가연휘발유의 제한을 완화하거나 폐지하면 안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현재 3·8ℓ당 3∼4g의 납이 함유된 값싼 휘발유가 판매되고 있으나 곧 1·5g이하로 규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주장이 나오게 된 것은 76∼80년에 걸쳐 실시한 전미보건영양조사에서 많은 어린이들이 납의 잠정적인 혈중농도기준치 30(마이크로g/데시리터)을 넘었기 때문. 이 조사는 전미국의 64개소에서 생후 6개월∼74세의 사람 2만7천8백명을 표본으로 추출, 실시되었는데 생후 6개월∼5세사이의 어린이중 4%가 혈중농도 30을 넘겨 「위험」 범위에 들어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도시 어린이에서는 11·6%가 30을 넘어 농촌어린이와 큰 차이를 보였다.
81년 방역센터의 조사에서도 도시인 아틀랜틱시티의 어린이 2백87명중 10·5%인 30명이납중독으로 밝혀진데 비해 노드캐롤라이나주 카바러스군의 어린이는 4백17명중0· 48%인 2명만이 납중독이었다.
콜럼비아대의 약리학·소아학조교수인 「조제프·그라지아노」박사는 『대기중의 납농도와 혈중납농도는 상관관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납은 90∼95%가 뼈에 축적되며 혈중농도가 높아지면 학습능력이나 지능지수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에서는 물·공기·음식을 통해 1일평균 1백명의 납을 섭취하는데 3세아의 1일 배출능력은 1백50㎎으로 안전폭이 몹시 좁다는 점도 거론됐다. 「그라지아노」교수는 배기가스나 공장부근등 납이 많이 떠있는 공기속에서 노는 어린이들은 하루 4백㎎까지 흡입한 경우가있있다고 밝혔다.
미환경센터소장인 「버먼·후크」박사는 『납의  수는 복합적이기 때문에 오염원을 찾는다는것은 곤란한 일이지만 보건영양조사에서 휘발유의 사용량이 많은 도시가 사회적·경제적·인증적인 차이없이 지방보다 납의 혈중농도가 높았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현재 입증할 수는 없으나 납의 혈중농도가 저하되는 경향은 가연휘발유의 제한때문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가연휘발유의 규제완화는 미국어린이를 위해 옳지 않은 일이라고역설했다. <메디컬 뉴스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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