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분야 중소기업 육성 시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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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경=신성순 특파원】일본 장기신용은행은 최근 한국경제의 문제점과 잠재력, 그리고 문제의 해결방안을 제시한『한강의 기적이후의 한국경제 (부제=경제재활성화에의 시련과 방책)』이라는 연구보고서를 내놓았다.
이 보고서는 한국경제의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평가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많은 시사를 준다.
이를 요약, 소개한다.

<수출확대>
82년 1·4분기 (1∼3월) 의 한국수출은 명목상 5·2% 증가를 보였으나 실질적으로는 마이너스였다.
한국은 저임금을 무기로 하는 경공업 제품 수출에 한계를 느끼고 중화학공업제품 수출로의 전환, 시장 다변화 등을 시도하고있다.
한국은 이미 중공·동구를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하고 있으며 기존시장에 대해서도 독자적인 판매망구축 등을 시도하고있다.
앞으로는 선진국 중 비중이 낮았던 캐나다·오세아니아 지역과 아세안(ASEAN)에 대한 기계수출 둥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중동에 대한 건설수출은 한국의 연간 실시 능력을30억∼50억 달러로 볼 때 5년 정도 일해야할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중동지역에 대한 건설수출 신장률은 앞으로 둔화될 것이다.
중동건설에서의 한국의 경쟁력은 중기적으로는 유지될 것이지만 수요가 둔화되는 것은 피하기 어렵다는 것을 유의해야한다.

<산업구조의 조정>
한국의 산업구조는 대기업 수에 비해 이를 뒷받침 할 중소기업이 적은 이른바 역 피라미드형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자본재를 공급하는 기계공업분야의 발달이 늦어지고 있는 것도 지적할 수 있다.
앞으로의 산업정책은 주요산업분야에 대한 중소기업의 육성에 크게 힘을 기울여야 한다. 중소기업을 육성해야할 중요분야로는 예컨대 기계산업의 경우 금형제조·주물·열처리·금속표면처리 등을 들 수 있다.
한국은 전체수입액의 20%를 자본재수입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기계산업의 육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개발자금조달>
한국은 이제까지의 경제개발을 외자에 크게 의존해 왔으나 국내저축을 늘려 총 투자에 대한 국내저축의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
5차5개년 계획에 따르면82∼86년까지 원금상환목적 외에 3백6억 달러의 외자를 조달하도록 돼있다. 81년까지 대외채무잔고를 3백억 달러로 보면 86년 말에는 6백억 달러의 대외부채를 안는다는 얘기다.
대외채무가 늘어나면 만일의 사태가 벌어질 경우 이에 대처할 능력, 즉 긴급 수입압축능력과 외화준비고의 보유가 문제된다.
한국은 과거 경력으로 보아 정부의 리더십이 강하고 제2차 오일쇼크이후에는 국제수지나 외채문제에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에서 국내저축률이 낮은 이유는 실질이자율이 낮아 저축인센티브가 적고 금융분야에 대한 정부간섭이 심해 매력 있는 상품개발이 늦어졌으며 국제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조달이 용이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이 같은 국내저축의 장애요인을 개선, 저축을 늘려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일본과의 경협>
한국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일본과 협력할 수 있는 분야는 많다.
제3국에 대한 에너지자원의 공동개발, 생 에너지에 관한 기술·노하우의 제공도 가능하다.
수출 면에서는 중공·동구 등 새로운 시장에 대한 점보제공이나 무역중계, 그리고 중소기업육성을 위한 컨설턴트, 관계자의 현지연수 등도 협력의 한 형태로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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