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목사들 "내 이름 빼달라" 시정 요구

미주중앙

입력

한 교계 단체의 막무가내식 회장단 선출이 논란을 빚고 있다.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 최혁·이하 남가주교협)는 최근 신임 회장단 및 이사 명단을 발표했다. 발표된 부회장 및 이사 명단에는 강준민 목사(새생명비전교회), 김성일 목사(빅토빌예수마음교회), 김경진 목사(나성영락교회), 고태형 목사(선한목자장로교회), 박형은 목사(동양선교교회) 등 남가주 유명 목회자가 포함됐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수락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파장이 일고 있다.

김성일 목사는 "내 이름이 왜 있는지 모르겠다. 주변 목사들을 통해 알게 됐다. (교협에) 이름을 빼달라고 메시지를 남겨놓았다"고 말했다. 강준민 목사는 "요청도 없었고 승낙도 안했다. 제의가 들어왔어도 수락할 이유가 없는데 당혹스럽다"고 전했다.

본지 취재 결과 동양선교교회, 나성영락교회 등 일부 대형교회 목회자들도 수락 여부를 밝힌 적이 없는데 포함됐다며 시정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남가주교협은 "정식으로 수락 의사를 물었다"는 주장이다.

남가주교협 부회장 이정현 목사(크리스천비전)는 "해마다 관례적으로 참여해달라는 편지를 보내는데 '아무런 응답이 없으면 이름을 넣겠다'고 분명히 밝혔으며, 답이 없기에 '수락'으로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교계는 남가주교협의 요청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송병주 목사(선한청지기교회)는 "얼마 전 편지를 받았는데 답장을 안 하면 이름이 올라간다고 해서 당황했다"며 "난 교협 소속도 아니고 그분들이 일방적으로 편지를 보낸 것인데 내가 왜 답을 해야 하는지 이해는 안 됐지만 일단 정중하게 거절의 답장을 보냈다"고 밝혔다.

LA지역 한 목회자는 "교계 내 교협의 역할이 미미하고 최근에는 갑작스런 회장 인선 논란 때문에 문제가 많아 무리수를 둔 것 같다"며 "일반 교인들은 명단에 유명 목회자의 이름을 보면 공신력 있는 기관이라 오해할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한인 교계에서는 '종교개혁 500주년 미주기념위원회'란 단체가 유명 목회자들의 이름을 수락 의사를 묻지도 않고 무작정 포함시켜 논란이 된 바 있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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