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외곽 조직’ 논란 일자 동생 반기상씨 고문직 사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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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3호 10면

반기문 총장 관련설이 불거진 ‘비트허브’ 사무실.

28일 오후 서울 서교동 사거리 인근의 낡은 건물. 301호 문을 열자 99.17㎡(30평)가 채 안 되는 공간에 책상 10여 개가 붙어 있고, 6명이 노트북을 들여다보며 일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준비 외곽조직’이라고 소문난 ‘비트허브’란 온라인 매체의 사무실 모습이다.

‘반기문 테마주’ 진원지로 주목받은 비트허브

‘비트코인 등 전자·가상 화폐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경제 미디어’를 표방하며 최근 문을 연 이 매체는 반씨 일가 3명이 참여해 화제가 됐다. 비트허브는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 사장에 반병희씨, 상임고문에 반기상·반채인씨를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반기상씨는 반기문 총장의 동생이다. 이후 비트코인 관련 회사들의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반기문 테마주’로 분류되기도 했다. 그러나 중앙SUNDAY 취재 결과 반기상씨는 최근 고문직을 그만둔 것으로 확인됐다. 반씨는 2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 사실을 밝혔다.

-왜 고문을 관뒀나.
“난 그 회사가 어디 있는지, 뭐하는지조차 모른다. 집안 동생(반병희)이 ‘언론사 그만두고 사업을 하게 됐다’고 해서 ‘잘해봐라’고 한 거다. 그 뒤 자꾸 (반기문) 테마주니 뭐니 말이 나와 최근 내 이름을 빼라고 했다.”

-반병희 대표와의 관계는.
“친척이다. 우리는 다 (같은) 집안이다.”

-가까운 친척인가.
“고향이 (충북) 음성으로 같다. 반씨는 전국에 2만 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반채인씨는.
“그 사람도 음성 출신의 같은 집안 사람이다. 그 사람도 빠졌을 거다.”

-반 총장이 회사를 그만두라고 했나.
“뭘 하든 (반 총장과) 연결시키면 어떻게 하나. 나도 금융기관 전문가다. 그래서 경남기업 고문을 7년간 맡아왔는데 그것조차 뭐라고 하니, 답답하다. 나는 가만히 앉아 굶어 죽으란 말인가.”

-총장 동생이라 활동에 제약을 많이 받았다는 얘긴가.
“전혀 없었는데 언론사에서 소설 쓰듯 하니…. 옛날 왕의 형·동생들은 국가에서 먹여 살렸다. 지금은 그런가.”

반씨는 최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도 “형님은 단언컨대 정치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내가 은평구에 가본 적도 없는데 출마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려다 시끄러워질까봐 가만히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백일현 기자 keysm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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