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없는 구자철이 실망스러워?…독일 언론 번역기사는 오역

중앙일보

입력

  지난 25일 국내 한 매체는 "독일 언론, 발전없는 구자철 실망스러워 비판"이란 제목의 기사를 썼다. 독일 언론 '프랑크푸르트 룬트샤우' 기사를 번역한 국내 매체는 "프랑크푸르트 룬트샤우는 구자철에 대해 '올 시즌 마인츠를 크게 실망시키고 있다'고 평했다. 구자철과 야누스 말리는 발전이 없다. 눈에 띄는 장면조차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적었다.

확인 결과 정확한 번역이 아니었다. 프랑크푸르트 룬트샤우는 23일 열린 마인츠와 프라이부르크의 분데스리가 12라운드(2-2 무승부) 리뷰를 썼다. 마인츠 최근 전력을 전체적으로 분석했다. 3600자 가량의 기사 중 구자철이 언급된 부분은 마지막 단락의 내년 1월 팀 동료 박주호, 오카자키 신지(일본)와 아시안컵에 차출돼 분데스리가 후반기 초반 결장한다는 내용을 빼면 165자에 불과하다.

"구자철과 유누스 말리는 상대를 위협하는 장면을 연출해내지 못했다. 둘은 이날 경기에서 동료들에게 많은 기회를 열어주지 못했다"고 짧게 언급했을 뿐이다. 구자철을 겨냥해 맹비난을 한 건 아니다. '발전없다', '크게 실망시키고 있다'는 표현도 없다.

또 프랑크푸르트 룬트샤우는 바로 다음 문장에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율만 감독이 말리에게 바라는 '다음 단계'다. 카스퍼 율만 마인츠 감독은 '말리를 보고 있으면 우리팀이 떠오른다. 기대치가 높지만 이상하게도 매번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설명했다"고 썼다. 마인츠 감독도 말리에 쓴소리를 했지만, 구자철은 아예 언급도 하지 않았다.

구자철은 15일 요르단, 18일 이란 중동 A매치 2연전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프라이부르크전 풀타임을 소화했다. 경기 후 국내 언론들은 '돌파·태클 1위’ 구자철, 이란전보다 한결 나았다', '풀타임 뛴 구자철, 슈틸리케도 웃는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통계회사 옵타스포츠에 따르면 구자철은 이날 3차례 돌파(팀 1위), 4차례 태클(팀 1위), 2차례 반칙유도(팀 2위), 6차례 수비 성공(팀 3위)을 기록했다.

구자철은 올 시즌 유로파리그 포함 10경기에 출전해 3골·2도움을 기록 중이다. 잔부상을 털어내고 서서히 경기력을 끌어 올리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구자철에게 주장완장을 맡기며 신뢰를 내비치고 있다. 구자철은 내년 1월 호주 아시안컵을 목표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아시안컵은 4년 전 구자철이 5골로 득점왕에 오른 대회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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