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는 걷기와 대중교통 다리 역할 … 전용도로 늘면 보행공간도 확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자전거도로 만든 뉴욕 미국 뉴욕 맨해튼 9번가 통합가로(complete street) 공사 이전의 모습(왼쪽). 2007년 통합가로 공사를 통해 자전거 전용도로와 보행섬이 만들어졌다(오른쪽). [사진 뉴욕시 교통국]

미국 뉴욕의 맨해튼 9번가. 보행섬은 차도 중간에 위치해 있다. 2007년 뉴욕시 교통국이 신설한 것이다. 보행섬은 자전거 전용도로와 차도를 분리시키는 역할을 한다. 차량이 자전거 전용도로를 침범하는 것을 차단한 것이다. 보행섬은 차도를 건너는 보행자 안전 확보와 함께 자전거 주차공간으로도 활용된다.

 뉴욕시는 인도·자전거도로·차도를 통합한 맨해튼 9번가 모델에 ‘통합가로(complete street)’라는 이름을 붙였다. 맨해튼 통합가로가 호평을 얻자 뉴욕시는 2010년 브로드웨이 유니언 스퀘어 17번가를 통합가로로 정비했다. 공공자전거 8000여 대를 운영 중인 런던시는 자전거 고속도로 ‘스카이사이클(skycycle)’을 계획 중이다. 도심으로 향하는 철길 위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어 공공자전거 활용을 극대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자전거만 다닐 수 있는 전용도로 확대는 세계적인 추세다. 서울시도 4대문 안은 ‘도로 다이어트’를 추진해 차도를 줄이고 자전거 전용도로와 인도로 재정비하기로 했다. 한강을 따라 연결된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도심으로 향하는 도심 전용도로도 신설해 도심까지 자전거를 타고 들어올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녹색교통 송상석 사무처장은 “자전거는 보행과 대중교통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며 “도심 자전거 전용도로가 완성되면 보행공간도 자연스럽게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자전거 수송분담률은 선진국과 비교해 크게 낮다. 2012년 기준으로 전국 자전거 수송분담률은 2.16%. 국토 면적이 한국과 비슷한 유럽 주요국의 자전거 수송분담률은 상대적으로 높다. 2006년 기준으로 독일(10%), 덴마크(19%), 네덜란드(27%)는 자전거 수송분담률이 10%를 넘겼다.

 보행공간 확대에 적극적인 서울시의 자전거 수송분담률은 전국 평균을 밑도는 수준이다. 2012년 기준으로 1.3%다. 서울시는 저조한 수송분담률의 이유로 자전거가 생활교통수단으로 정착하지 못했다고 분석한다. 서울시 측은 “한강이나 안양천 등 하천변을 따라 자전거도로가 만들어지면서 자전거 이용 인구가 늘었지만 주말 레저용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고, 출퇴근 수단으로 이용하는 인구는 적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시 자전거도로는 707.6㎞로 이 중 33.7%(239㎞)가 하천을 따라 만들어진 것으로 조사됐고 도로변을 따라 조성된 자전거도로는 63.3%(448.2㎞)였다.

 서울시는 자전거 수송분담률을 높이기 위해 지난 18일 공공자전거 확대 계획을 내놨다. ▶도심 4대문 안 ▶상암동 ▶여의도 ▶신촌 ▶성수동 등 5대 거점에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자전거 2000대를 내년 9월까지 보급하겠다는 것이다. 2017년까지 공공자전거 1만 대, 2020년까지 2만 대를 보급한다는 중장기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150개의 자전거 정류장은 도심 보행길, 세운상가 등과 연계해 보행-자전거-대중교통으로 이어지는 3각 네트워크를 만든다.

특별취재팀 : 강인식 팀장, 강기헌·구혜진 기자, 이은정(단국대 중어중문) 인턴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