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외화 녹음 배우|목소리 연기로 작품 더욱 빛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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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요즘 TV외화를 통해 독특한 성격을 구축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까지 라디오연속극을 통해 청취자들과 가깝게 지냈던 성우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외화속에 둥장하는 주인공들의 대사를 우리말로 대신해 그들의 감정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해주고 있다.
KBS-TV에서 매주 금요일에 방영하는 『형사 콜롬보』를 시청하다보면 「콜롬보」형사의 코믹한 모습과 몸짓도 재미있지만 목소리 또한 일품이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최응찬씨. 최씨는 『형사콜롬보』가 전 TBC TV에서 방영되기 시작하면서부터 지금까지 계속 「콜롬보」형사의 목소리역을 대신했다.
요즘 청소년들에게 한창 인기있는 『기동 순찰대』는 「존」과 「피치」역에 「대리·월곡스」와 「애릭·에스트라다」가 활약하지만 대사만큼은 박상일씨와 엄왕환씨가 맡는다.
『기동 순찰대』의 반장 목소리는 이종성씨며 여순경 「바니」역의 성우는 조순재씨.
『부부탐정』에서 부부로 나오는 「조너던·하트」와「제니퍼」 역에는 김종성씨와 이선영씨가 활약하고 있다. 특히 「제니퍼」 역의 이선영씨는 토키의 주인공 목소리보다 더욱 매력을 풍긴다는 것이 방송가의 평. 『별들의 전쟁』에서의「아마다」 선장역을 하고 있는 유강진씨는 외계에서 활약하는 미래의 주인공답게 침착성과 기민성이 깃든 목소리.
또 여기서 「아폴로」대위로 나오고 있는 양지운씨도 긴박한 상황속에서 부하들을 지휘하는 목소리로서는 적격이라고. 『내일은 태양』에서 「하더·머피」역을 하는 김병관씨나 「매이」역올 하는 이경자씨도 주인공들이 마치 한국어를 쓰고 있는 착각을 들 정도로 잘해내고 있다.
최근 MBC가 다시 방영하기 시작한 『초윈의 집』의 주인공 「잉겔스」와 그 부인역에서는 김장직씨와 정희선씨가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
「로라」와 「메리」로 나오는 최방란씨와 박소현씨는 정말 10대 여학생 목소리로 착각케할 정도. 『형사Q』에서 활약하고 있는 최병학씨는 「퀸시」형사의 성격을 잘 묘사하며 수사관으로서 인기가 높다.
성우들은 성인용 외화에서 뿐만 아니라 어린이만화 외화에서도 다양한 재능을 발휘한다.
대부분 20대를 념은 성우들이 10대 초반의 어린이 목소리를 내는가 하면 공상속에서나 나올만한 주인공들의 목소리를 변성이나 가성으로 어린이들을 사로잡는다.
KBS 『만화동산』에서「미키」역을 하는 최수민씨나 『하록선장』에서 「샛별」역을 하는 이향숙씨가 그 대표적이다.
『은하철도 999』에서 「매테르」역을 하는 안정현씨는 꼬마 철이역으로 나오는 우문희씨와 잘 어울리는 목소리를 낸다.
가성으로는 『만화동산』의 「도널드」역을 하고 있는 김정희씨와 『신밧드』에서 「신밧드」역을 하고있는 박영남씨가 어린이들에게 인기다.
이들 성우들이 외화만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입은 등급에 따라 다르다. 아무리 목소리 연기를 잘해도 등급이 낮으면 그만큼 수입은 적다.
그러나 외화에서 활약하는 성우들은 대부분이 베테랑급에 속하는 편.
외화 1편에 출연하는 경우 A급 성우에게는 평균 5만원(40분 기준), B급은 4만5천원씩 지급된다. 주말에 방영되는 장편영화일 경우는 A급이 7만원선, B급이 5만5천원, C급이 5만원선이다. <전성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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