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만불 가방 주인은 "화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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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미화34만달러 밀반출 기도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남부지청은 20일 34만달러가 담긴 가방주인은 중국인 화교 이승(50·서울남현동396의51)이며 가방운반책은 이씨의 홍콩 총하수총책인 것으로 밝혀냈다. 검찰은 이씨가 일본인 하야마씨(51)와 함께 그동안 금괴를 밀수해왔으며 지난달 10밀 김포공항에서 가방이 적발된 뒤 이틀 후인 하오6시10분발 CPA항공기편으로 대만으로 출국한 뒤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와 함께 조흥은행 반도지점 .외환계대리 김규철씨(34)를 외환관리법위반 및 업무상배임혐의로 추가 구속하는 한편 이미, 구속된 한양수씨의 형 원수씨(41·금은방 금정사주인·서울시종로4가)도 이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원수씨 등. 서울시내 금은방 주인과 암달러상 8명을 전국에 수배했다.
이사건 관련자는 모두 28명이며 구속14명, 불구속3명, 수배자는 화교 이씨와 「하야마」씨를 포함, 모두 11명이다.
검찰은 지금까지 구속 중인 암달러상 차옥선씨(50·서울필동3가69의11) 등을 집중추궁한 결과 이씨가 일본인 「하야마」씨와 금괴밀수 등에 깊은 관계를 맺어왔으며 이씨가 「하야마」씨와 동업자이거나 적어도 하수인이라는 확증을 갖게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금까지 이둘 밀수조직이 들여온 금괴양이「하야마」씨 33·5kg, 화교이씨가 18·5kg 등 모두 52kg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처음 「하야마」 씨가 문제의 가방주인일 것으로 추정했으나 ▲문제의 가방에 븥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시 소재 만다라호텔과 홍콩의 푸라마호텔의 선전용스티커가 붙어있다는 사실과 지난해 3월중 이씨가 해외여행도중 인도네시아와 홍콩을 다녀온 것과 일치한다는 점▲이씨가 사건발생직후인 지난달12일 홍콩으로 출국해버린 점▲화교이씨가 출국한 뒤에도 가족들과 이씨의 하수인인 암달러상 차옥선씨에게 국제전화를 걸어 이씨가 이번 사건의 관련을 시인한 점▲이씨의 가족들이 문제의 가방이 이씨의 소유인 것같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으로 미뤄 화교이씨가 문제의 34만달러를 가지고 나가려고 했던 장본인으로 단정했다.
그러나 검찰은 화교이씨가 이미 출국, 신병확보가 불가능해 운반책이 홍콩인일 것이라고 추정할 뿐 운반책의 신원은 정확히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화교 이씨는 현재 홍콩에 살고있는 정은숙씨(48)의 친오빠 용희씨(60·홍콩수여상회주안)의 소개로 「하야마」등과 자주 접촉해왔고 이씨의 하수인 차시를통해 밀수한 금괴18·5kg(싯가 1억5천만원)을 이미 구속된 서울 쎄분양행주인 이승규씨에게 넘겨줬으며 승규씨는 이를 다시 서울수성당 금은방주인 한량수씨(36)에게 팔아넘겼다는 것. 화교이씨는 또 그동안 밀수한 금괴대금을 차씨를 통해 암달러상 김룡오씨(54)등 암달러상 조직을 통해 환전해 갔다는 것.
검찰은 차씨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이번 사건과는 직접 관련없이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이경자씨(41·요정주인 서울성북동15의86)와 이씨의 4촌동생 이재완씨(36·상업·서울다동122의1)등 2명을 외환관리법위반혐의로 구속하고 이들에게 암달러를 교환해준 김귀채씨(55·암달러상·서울이화동가라아파트가동204호)를 같은 혐의로 구속했다.
이씨 남매는 지난 5월중순쯤 암달러상 김씨를 통해 미화22만달러를 교환, 미국으로 빼돌렸다.

<68년부터 밀수 손대>이서승
이씨는 중화민국 산동 무펑시가 고향. 부인과 한국에서 결혼, 슬하에 장남(29) 등 3남2녀가 있으며 이중 차남(21)은 미국유학 중이고 장녀(26)도 미국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61년부터 68년까지 7년동안 CAT 항공회사에 근무했으며 68년부터는 이씨가 사는 서교동에서 중국집과 다방 등을 경영했고 이때부터 금괴밀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최근 장남이 경영하는 서울명동중국대사관 앞 「교련토산품공사」에서 아들의 일을 거들어 주는 것처럼 위장, 본격적인 금괴밀수를 해왔다.
이씨는 지난해3월 둘째딸의 결혼식에 참석키위해 인도네시아에 다녀오면서 홍콩에 들러 금괴를 밀수했으나 자신이 밀수꾼이라는 사실을 자녀들에게는 철저히 숨겨온 것으로 수사결과 밝혀졌다.
이씨는 자유중국의 총통취임식에도 초청돼 다녀올 정도로 화교계의 거물급으로 행세했다.
이씨는 출국하기 전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대만에서 6개월정도 머물다가 돌아오겠다』 고 말한 뒤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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