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강호 삼성 제압 '꼴찌의 반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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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꼴찌 롯데가 4일 대구에서 삼성을 5-4로 꺾었다. 하이에나가 사자를 문 격이다.

롯데 백인천 감독은 "전력이 약한 만큼 강호는 대충 보내고 비교적 약한 팀들을 물고 늘어지는 하이에나가 되겠다"고 말했었다. 그래서인지 롯데는 삼성.현대.기아 등에는 올 들어 한번도 이기지 못했고 한화.두산 등에만 강했다.

그러나 때로는 사자도 하이에나에게 당하는 법이다. 무더운 대구의 낮 경기, 집중력이 떨어진 삼성 타선에 롯데 에이스 손민한이 기개있게 맞섰다.

1회 선두타자 박한이에게 초구 안타를 맞았지만 이승엽.마해영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는 등 7회까지 산발 3안타로 버텼다. 롯데 공격진에서는 삼성의 붙박이 유격수로 뛰다 외국인 브리또 영입 후 롯데로 트레이드된 김태균이 3타수 2안타로 선취점을 뽑는 등 맹활약했다.

롯데는 8회까지 3-0으로 앞서 승리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사자는 만만치 않았다. 삼성 타선에서 가장 타격이 약한 고지행이 8회 1사 후 마음을 놓은 손민한에게서 좌월 솔로홈런을 만들었다. 상처 입은 손민한은 1사 후 다시 볼넷을 내주고 마운드에서 내려왔고 구원투수 주형광이 이승엽에게 투런홈런을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그래도 하이에나는 일단 한번 문 먹이를 놔주지 않았다. 9회초 삼성 특급 마무리 노장진을 상대로 허일상의 2루타, 김태균의 볼넷, 박기혁의 안타로 만든 2사 만루에서 조성환의 2타점 적시타로 다시 앞섰다. 롯데는 9회말 무사에서 양준혁에게 홈런을 맞았으나 승리는 지켜냈다.

현대는 7회초까지 5-10으로 뒤지다 9회 동점을 만든 뒤 10회말 심정수의 끝내기 솔로 홈런으로 11-10으로 역전승, 선두로 복귀했다. 심정수는 시즌 8호 홈런으로 이 부문 선두에 올랐다.

두산은 LG와의 잠실 라이벌전에서 3-2로 앞선 7회 2사2루에 마운드에 오른 이리키가 아슬아슬한 승리를 지켰다. 이리키는 9회 무사에 이병규에게 3루타를 허용, 동점 위기를 맞았으나 삼진.내야땅볼ㆍ파울플라이로 넘겼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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