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수입차, 8년 새 10배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제주도내 수입차 시장이 고공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제주영어교육도시가 생기고 투자이민제가 추진돼 국내외 인구가 빠르게 유입되면서 수입차 시장에 불이 붙었다. 실제로 서귀포시 영어교육도시의 ‘브랭섬홀아시아’ 개교 시기인 2012년 3~12월 서귀포시에 등록된 수입 승용차는 1951대로 같은 기간 제주시 등록대수 2159대와 맞먹었다.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자동차 등록 비율이 4대 1인 걸 감안하면 엄청난 수치다.

 제주도민 1인당 자동차수는 0.61대로 전국평균 0.39대를 크게 웃돈다. 하지만 유독 수입차 시장만큼은 불모지였다. 수입차 매장이 적었던 탓도 있지만 구설에 오르기 싫어하는 제주 특유의 지역색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수입차에 보수적이었던 제주도민들도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최근 수입차를 구입한 회사원 김모(34)씨는 “예전엔 어른들 눈치를 보느라 수입차를 타려면 큰 결심이 필요했지만 최근엔 수입차가 많이 보여 부담이 줄었다”고 말했다. 2006년 929대였던 제주도 내 수입차는 올해 8833대로 늘었다. 연말까진 9000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8년 만에 10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수요가 늘자 업계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과거 제주도 수입차 매장은 1992년부터 터를 닦은 크라이슬러(남국상사)가 유일했다. 수입차 진출이 본격화된 건 지난해 5월 BMW·mini의 공식 딜러인 도이치모터스㈜가 제주시 연삼로에 진출하면서다. 이어 폴크스바겐· 닛산· 포드·링컨의 공식 딜러들도 잇따라 매장을 열었다. 메르세데스벤츠 공식 딜러 도 내년 5월 개장할 예정이다. 윤태겸 크라이슬러 제주전시장 대표는 “서울은 물론 중국 등 해외 이주민들의 수입차 수요가 특히 늘고 있어 앞으로의 성장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충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