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전 행장 구속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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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조흥·상업은행의 이철희·장영자씨 부부 거액 무담보대출 및 어음 대량유출 경위 등을 수사중인 대검 중앙 수사부(부장 이종남 대검 검사)는 13일 밤 전 조흥은행장 임재수·전 상업은행장 공덕종씨를 시내 모처로 환문, 철야 조사했다. 검찰은 두 전 행장과 함께 구치소에 수감중인 이·장씨 부부를 불러내 두 은행장들과 대질, 배임사실이 밝혀져 금명간 구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장들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2월 이후의 장씨에 대한 무담보 대출관계, 어음 결재과정, 장씨를 통한 전주들의 예금유치 과정, 어음 책무 제한 발행에 따른 배후 세력의 압력이나 청탁 등 여부에 관해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사건의 진상이 확대됨에 따라 빠른 시일 내에 전모를 밝히기 위해 지금까지 수사를 맡았던 대검 중앙 수사부 2과(성민경 부장검사) 외에 3과(김도언 부장 검사)·4과(신건 부장검사) 전 수사관을 추가 투입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13일 밤 이철희·장영자씨 부부 거액어음 사기사건과 관련된 기업들의 정확한 피해 내용과 이들 부부와의 접촉 경위·배후인물의 개입여부 등을 밝히기 위해 일신제강 주창균 회장, 태양금속 한은영 사장, 한달삼 전무, 공영토건의 변봉수 상무 등을 불러 진술을 들었다.
검찰에 출두한 기업 대표들은 이씨 부부가 정부 실력 층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듯 오신한대다 금리가 은행금리보다 싼 20%선으로 매력적인 조건에 돈을 빌어 썼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실채무액의 2배 이상의 어음을 끊어준 것은 부도위험 때문이었다고 말하고 대부분 지난 연말 담보로 떼어줬던 견질 어음이 돌아오면서부터 이들의 사기행각을 눈치챘다고 말했다.
한편 태양금속 측은 장씨가 단자 회사나 사채 시장에 태양금속도 거액의 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고 선전하겠다며 회사 어음을 요구, 모두 92억원의 어음을 발행했으나 60억원이 조흥은행 덕수지점과 반도지검에 들어갔을 때 다행히 수사가 착수돼 부도가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조흥은행과 상업은행의 지점장·차장 등 실무자급 이외에 조흥은행 전무 신영철·감사 박광종·상무 이도근·심사부장 이종연·영남지부 업무추진 본부장 이종만씨 등을 소환, 이들 부부와의 거래관계 일체를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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