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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GOP 전담병사 연 1만 명 선발 … 휴가 28일 → 88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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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최전방 경계를 전담하는 전투병이 지금처럼 일방적으로 배치되는 방식이 아니라 자원자 중에서 선발 배치된다. 창군(創軍) 이래 처음이다.

 국방부는 3일 “최전방 경계부대에 근무할 ‘우수 전투병’을 선발해 내년 1월부터 배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군사분계선에 인접한 GP(경계초소)·GOP(일반전초)와 1·3군 사령부의 해안(海岸)과 강안(江岸) 초소 등에서 근무하게 된다.

 부족한 수면시간과 업무 긴장도가 높아 모두 ‘기피 부대’로 꼽히는 곳이다. 이 때문에 군은 이번에 우수 전투병에게 제공할 다양한 ‘당근책’도 발표했다.

 일단 우수 전투병 지원자는 입영시기와 부대를 본인이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육군 관계자는 “세세한 부대 단위까지 선택하기는 어렵지만 사단까지는 선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휴가 일수도 늘어난다. 지금까지 최전방 경계부대 병사들은 정기휴가 외 근무기간(개월 수)에 비례해 월 1일씩 추가 휴가를 얻었다. 반면 우수 전투병의 경우 월 3일로 늘어난다. 그래서 포상휴가를 제외하고도 군 생활 동안 최대 88일까지 휴가를 얻을 수 있다. 일반병(28일)보다 무려 세 배 많다. 신병훈련기간(5주)을 제외하고 나머지 20개월을 GP나 GOP 등에서 근무할 경우다.

 근무수당도 인상된다. 군 관계자는 “열악한 환경에서 복무하는 만큼 합당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며 “부사관(하사)과 같은 액수의 근무수당이 월급에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육군에 따르면 약 5만8000원이다. 현재 육군 병장의 월급은 14만9000원이다. 우수 전투병인 병장은 20만7000원을 받게 되는 셈이다. 부대 배치와 함께 명예휘장도 수여된다.

 이 같은 조치는 지난 6월 동부전선 22사단 GOP에서 벌어진 총기난사 사건에 대한 후속대책 차원에서 마련됐다. 당시 동료들에게 총기를 난사한 임모 병장이 심리가 불안정한 B급 관심병사로 확인돼 논란이 됐다. 그동안 일반 부대보다 환경이 열악한 GP·GOP 근무 병사들에게 우대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많았다.

 육군은 우수 전투병 선발과 혜택 기준을 정하기 위해 7~8월 입대예정자와 전역자, 현역병 등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응답자들은 ‘입영일자 우선 선택 → 휴가·수당 확대 → 복제(服制·복장) 차별화’ 순으로 답했다고 한다.

 육군은 우수 전투병을 매년 1만 명 선발할 계획이다. 현재 GP·GOP 등 최전방 경계부대에서 근무하는 인원(약 3만 명)의 3분의1 수준이다. 지난 6월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2사단에는 관심병사(A·B·C급)가 20% 정도이며 다른 부대도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힌 일이 있다. 따라서 관심병사 배치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될 것으로 군은 기대하고 있다. 육군은 3~12일 병무청 홈페이지(www.mma.go.kr)를 통해 지원자를 받은 뒤 500명을 1차로 선발한다. 18세 이상 28세 이하 현역병 입영대상자 중 신장 1m65㎝, 몸무게 60㎏ 이상이면 지원할 수 있다. 12월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유성운 기자

12일까지 접수 … 올 500명 뽑아
자원자가 입영 시기·부대 선택
월급도 병장 기준 14만 → 20만원
육군, 관심병사 문제 해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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