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개신교 교단 '연합교회' 동성결혼 첫 인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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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국 연합교회(United Church of Christ)가 미국 내 신교 가운데 처음으로 동성결혼을 공식 인정했다. 1957년 설립된 이 교단은 미국 내 주요 교단의 하나다. 미국 전역에 약 5700개의 교회와 140만 명의 신자가 있다.

연합교회는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동성결혼에 관한 입장을 정하는 투표를 한 결과 80% 이상이 지지했다"고 밝혔다. 또 결의문을 통해"정부는 시민들의 결혼형태에 대해 간섭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교회 측은 "양성애자와 성전환자도 동성애자들과 똑같은 권리를 누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동부 뉴잉글랜드 지역에서 신자가 많은 이 교회는 과거부터 동성애자들과 뜻을 같이해왔다. 지난해에는 교회에서 쫓겨나는 한 동성애자 커플을 주인공으로 한 TV광고를 제작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동성결혼을 공식 인정한 교회가 나옴으로써 이 문제를 놓고 가톨릭과의 갈등이 커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전 세계 가톨릭을 이끄는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지난달에도 동성 간 결합을 '무정부적인 사이비 혼인관계'라고 비난했다. 동시에 "결혼은 남성과 여성 간의 결합"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연합교회는 이날 이 같은 전통적인 결혼의 정의도 받아들이기를 거부했다.

이런 가운데 동성애자들은 지난달 하순 뉴욕.시카고 등 대도시에서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자신들의 권익신장을 위해 점점 더 똘똘 뭉치고 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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