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드는 밤, 올빼미족 잡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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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위를 피해 야간에 놀이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사진= 에버랜드 제공]

서울 성동구에 사는 직장인 최모씨(38)는 요즘 밤 시간이 더 바쁘다. 더워서 낮에 하지 못했던 일들을 주로 야간에 하기 때문이다. 최씨는 최근 평일 저녁시간에 아이들과 함께 야간 개장하는 놀이공원을 종종 찾고 있다. 보통 밤 10시까지 연장영업을 하기 때문에 퇴근 후에 가도 충분히 놀이시설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씨는 "낮시간에 비해 사람이 적어 이용하기 편리할 뿐만 아니라, 밤에만 즐길 수 있는 볼거리 들이 많다"며 "낮시간에는 느낄 수 없는 야간개장의 묘미가 있다"고 말했다.

최씨는 돌아오는 길에 심야영업을 하는 할인점에 들러 간단히 장을 보기도 하고 집에 들어와서는 인터넷 쇼핑몰의 심야 할인행사를 이용, 알뜰 쇼핑을 즐긴다.

여름이 시작되면서 더위를 피해, 야간에 주로 활동하는 '올빼미족'들이 크게 늘고 있다. 놀이공원이나 할인점 등에 가면 밤을 잊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주거지 인근의 공원 등에도 더위를 식히기 위해 밤 나들이 나온 시민들이 눈에 띈다. 낮시간에 비해 사람이 적어 이용하기 편리할 뿐 아니라 다양한 행사를 마련,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올빼미족을 겨냥한 놀이공원이나 유통업체들도 심야 마케팅으로 고객 끌기에 나섰다.

★밤에 노는 것이 더 즐겁다 = 서울 능동의 어린이대공원은 매일 밤 10시까지 상설 야간개장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까지만해도 봄꽃 축제기간인 4~5월에 한해 야간개장을 실시했으나 올해부터는 아예 1년 내내 개방하기로 한 것.

주말에 놀이공원을 찾으면 사람들이 너무 많아 제대로 돌아보기 힘들지만 평일 야간이라 오히려 이용하기 편하다는 장점이있다.

에버랜드는 밤 10시까지 야간개장을 하고 잇다. 야간 개장의 핵심은 야간 퍼레이드, 불꽃놀이와 레이저쇼다. 매일 밤 야간 퍼레이드를 펼치며, 밤 9시부터는 멀티미디어쇼와 불꽃놀이로 관람객을 끌고 있다.

과천 서울대공원도 오는 8월 30일까지 매일 오후 9시까지 공원을 개방한다. 또 6월 30일까지는 '동물원 옆 장미원축제'라는 행사를 열고, 7월 1일부터 8월 30일까지는 '한여름밤의 나들이'라는 주제로 야간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또 서울랜드에서는 6월 21일부터 8월 28일까지 '쿨 앤 매직 이벤트'를 열고, 라스베가스 매직쇼인 메가매직 매직컬 레이저쇼 'change'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

롯데월드는 매일 밤 11시까지 365일 야간개장을 실시한다. 6월 30일까지 6시 이후는 입장권으로 놀이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문라이트 환타지 행사를 열고 있다. 매일밤 9시30분부터 레이저쇼를 실시한다.

최근 개장한 뚝섬 서울숲도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 연중무휴 24시간 개방, 밤 나들이 올빼미 족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또 일산 호수공원이나 선유도 공원 등도 더위를 식히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밤에 사면 싸다=유통업체들도 다양한 심야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24시간 영업하는 할인점이 늘어나는 가운데 인터넷 쇼핑몰, TV홈쇼핑 등도 심야고객을 잡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특히 심야 시간 쇼핑 고객들 중 20~30대 젊은층이 많은 점을 감안해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컴퓨터, 디지털 제품 등을 주력제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GS이숍, 다음온캣, 롯데닷컴, KT몰 등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은 '도깨비 특가''심야타임''투데이상품''밤이면 밤마다' 등 다양한 이름으로 각종 할인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6월초부터 실시하고 있다. GS홈쇼핑, 현대홈쇼핑, CJ홈쇼핑, 우리홈쇼핑 등도 자정 이후 시간에 생방송 프로그램을 대폭 늘리고 20~30대 를 겨냥한 프로그램 편성을 늘리는 등 올빼미족 잡기에 나서고 있다.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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