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옴부즈맨 코너] 단통법 문제점, 소비자 시각으로 접근해봤으면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398호 30면

19일자 중앙SUNDAY는 1면과 6, 7면에 걸쳐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논란을 집중 배치했다. 단통법 시행에 따른 문제점 지적과 함께 선진 사례를 다각적인 시야에서 다뤘다. 특히 중국 등의 해외 중저가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누리는 반사이익에 대한 조명, 최병선 교수의 ‘포획모형’에 따른 분석 역시 적절했다. 정부가 규제 대상 산업을 지배하기보다는 그들에 의해 지배당하거나 포로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는 눈길을 끌었다. 친(親)규제블록 생성, 인위적인 경쟁력 저하 등도 설득력이 있었다.

하지만 이해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주로 담다 보니 소비자의 시각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다음에는 소비자에게 통신비 부담 완화가 실질적으로 얼마나 될 수 있는지, 단말기 구입에 도움이 되는지 등을 함께 다뤘으면 좋겠다.

10면 ‘카톡 사찰에 커지는 데이터 주권론’에선 기업의 조기 대응 미숙이 가져오는 파장을 다뤘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는 메시지보다 화자에 대한 평소 신뢰가 상당한 비중으로 작용한다고 하는데 기술을 잘 모르는 대표가 방패로 나선 무신경과 끝까지 나서지 않는 최고책임자의 무대응을 잘 꼬집었다. 비슷한 시기에 페이스북의 저커버그가 직접 등장해 위기 상황을 진화시켰다는 비교는 시의적절했다. 해당 기업이 대외적인 첫 공식 입장을 트위터카카오톡 계정을 통해 발표한 건 소통인지, 일방적인 알림 서비스인지 모르겠다는 소비자들의 원망도 생생했다.

3면 ‘지구촌을 뒤덮는 피어볼라(Fear +Ebola virus)’ 기사는 단순한 스케치에 그친 것 같아 아쉽다. 핵심 진원지 관계자들이 부산 ITU에 참석하지 않아 방역 당국이 안심했다고 정리하기엔 다소 미흡해 보인다. 만약 그들이 한국에 왔다면 어떤 상황이 연출됐을까. 공포 상황에서도 미국민들은 불안해하지만 미국 정부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강하게 해결사 역할을 할 것이란 믿음을 갖고 있다고 한다. 대형 사고에 대한 구체적 대응 시나리오가 있는지 알고 싶다.

25면 김은기의 ‘바이오 토크’에서는 유전자변형식물(GM)을 잭과 콩나무 이야기로 비유해 쉽게 이해가 됐다. 이 차세대 식물 기술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도 있고, 지구촌 곳곳을 도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바라보고 한국이 더 적극적으로 GM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는 논리는 충분히 이해가 갔다. 소비자 입장을 고려해 GM 두부인지, 아닌지에 대한 표기 및 유통 시스템 상황도 향후 기사화되길 기대한다.

S매거진은 ‘오픈 하우스 서울’을 통해 서울 건축의 속살을 보여줬다. 그중 을지로입구역 100년 된 하수관 탐방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다만 몇 단락으로 표현하기엔 조금 부족하지 않나 싶다. 미학적이고 과학적인 한국 건축의 기초에 대해 조금 더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임명옥 코콤포터노벨리 CEO. 이화여대 불문과,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을 나왔다. 홍보컨설팅, 위기관리 시뮬레이션, 미디어 트레이닝 등을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