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신혁명」목적도 부정척결 공당원 절반이 숙청자 명부에|자녀들 대학부정입학…유학특혜 독차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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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최근 중공에서 일고 있는 대규모의 숙청작업은 중공을 붕괴시킬 만큼 팽배해있는 부정부패풍조를 몰아내자는데 가장 큰 목적이 있는것으로 풀이된다.
중공의 공산당원은 현재 3천9백만명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인민군 4백만명, 국가·지방공무원5천만명의 상당수가 특권층에 속하는 당원이다.
부정 부패와 관련된 사람은 2천만명정도로 추산된다. 일본의 「현대」 지3월호가 보도한 다음의 몇가지 부패실상은 그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조자양수상의 장남 조동생은 80년9월 아버지의 이름만으로 북경항공학원에 입학했다. 그는 동료학생을 구타하거나 여학생들을 강간하기가 예사였다. 이에 분노한 학생회가 교내당위원회에 처리를 요구했고, 북경대학, 청화대학의 학생들까지 이에 동조해 제적처분을 요구하고 나섰으나 아직까지 대책이 나오지 않고있다.
또 조수상의 차남은 중공의 수출용 시멘트에 대해 15%의 이권을 얻어내 81년만해도 1백만달러(약7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이번 숙청작업과정에서 은퇴를 요구받은 것으로 알려진 섭검영 전인대상무위원장의 사위 유시곤은 한때 암달러로 밀수를 한적이 있었다. 최근에는 장인의 지위를 이용, 산동성의 주요 수출품인 토끼털과 광천수의 이권에 뛰어들어 지난해는 광주교역회에서 만도 2백만달러(약14억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부주석 왕동흥은 『8백만원의 공금을 힝령하고 자기딸을 위한 저택을 중남해에 지었다』고 작년여름 대자보들이 주장했다. 8백만원(약32억원)은 실질가치로 따져 약6백억원에 상당한다.
중남해란 북경 천안문 뒤편에 있는 당간부들의 거주지역으로 역대 황족이 살던 곳이다. 호수가 세군데나 있을 만큼 넓은 이곳에 누가 살고 있는지는 전혀 알길이 없다.
모택동은 이곳에 전용실내풀을 만들어 수영을 즐겼는데 냉난방과 온수설비가 완비된 이 풀의 유지에만도 연간 20만원(약8천만원)이 들었다.
모는 또 전국에 8개소의 별장을 갖고 있었으나 자신이 쓴 책의 인세로 충당했을뿐 왕동흥과 같이 횡령을 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다른 간부들의 경우도 중남해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계속하고 있으며 교육·생활· 여행·의료등의 특별혜택은 물론이고 오대산화현(광동) 서호(절강) 등의 명승지에 별장을 갖고있다.
중공의 고급간부 가운데 중남해에 살지않았던 사람은 진운부주석 뿐이고, 검소한 생활로 일관한 사람은 주은래수상과 진운뿐이었다.
80년9월 흑룡강성 빈현의 연료공사총지배인겸 동공사당위원회서기인 왕수신을 고발하는 『인요의 간』이라는 작품이 발표됐다. 작자인 유빈안은 20년전에도 지방당간부의 부패를 고발하는 작품을 써서 강제수용소에 수감된 경험을 갖고있는 인물이다.
고발된 왕수신은 7년간의 재임기간 동안에 53만6천원(약 2억2천만원)을 횡령했다. 그는 또 여학생 수십명을 강간하기도 했다고 고발됐다.
현재 중공의 지도간부는 다음과 같이 대별된다.
▲제1세대(연안 이전부터의 간부) = 70세 이상으로 서금·장정을 경험한 섭검영·등소평등 3백명 정도가 이에 해당한다.
▲제2세대(연안간부) = 연안으로 옮겼을때 입당한 호요방·화국봉등과 지방군구의 사령관급으로 현재 실권이 그들에게 넘겨지고 있다. 주로 50∼60대로 7천여명.
▲제3세대(연안이후의간부) = 국공내전때부터 중공건국시에 간부가된 사람들로 현지사·사단장등이다. 내전당시 병사·하사관등을 지냈던 이들의 대부분은 지방인민공사등에서 실권을 쥐고 있다. 약50만명.
▲제4세대(말만간부) = 건국후 입당하거나 문화혁명중에 입당한 사람들로 인민공사의 간부나 국영기업의 계장·과장급이다. 약2천만명.
이들중 제3세대에 속하는 계층에 부패가 만연돼 있다.
중공에서는 부정부패에대한 방지책이 없고 공무원채용제도나 정년제도 없어 관료나 당간부의 신진대사란 거의 이뤄질수가 없었다.
대학입학의 경우 30만명의 신입생가운데 특권층의 자녀가 28만5천명분을 차지하고있다.
해외유학의 경우는 더욱 심해서 일반대중출신자는 겨우3%미만이다. 등소평의 딸이 미국대학원에 유학하고 있고 화국봉·주덕·진의·유소기·여추리등의 자녀나 손자들이 미국· 서독등에 유학하고 있다. 이들은 무시험·무심사로 유학할수있고 일체의 비용도 정부나 상대국에서 부담해 주고 있다.
더욱 놀라운것은 해외유학생이나 해외취업근로자들로부터 상납을 요구하는 것이다. 해외취업선원의 경우 월급가운데 자기 손에 쥐는것은 5∼10%정도 뿐이다.
등소평을 중심으로한 실용주의파들이 이번 대규모의 숙청작업을 통해 뿌리깊은 부정부패를 얼마나 척결할수 있을지 매우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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